수채화로 피어난 여름방학의 기억들 [책과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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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엔 에어컨이 최고 아닌가.
그런 생각이 익숙해진 '도시 어른'을, 델린 페레의 그림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름'은 시원함이 느껴지는 싱그러운 여름 풍경 안으로 데려간다.
아이는 찬장 위에 둔 지 일 년이 지난 사탕을 꺼내 먹고, 도시에서 보기 힘든 풍뎅이나 청딱따구리 등을 관찰하고, 어릴 적 엄마가 가장 좋아했던 자리에 앉아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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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엔 에어컨이 최고 아닌가. 그런 생각이 익숙해진 '도시 어른'을, 델린 페레의 그림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름'은 시원함이 느껴지는 싱그러운 여름 풍경 안으로 데려간다.
2022 프랑스 아동문학상 '마녀상' 수상작인 이 책은 수채화로 평화로운 숲과 들판, 농촌을 표현했다.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그 선선한 바람이 느껴지고 잔잔한 소리까지 들려오는 듯하다. 적절한 흑백 드로잉들이 감성을 더한다. 꽉 채우지 않고 여백을 충분히 살린 구성은 무척 여유롭다. 일상적인 모자간 대사로 이뤄진 글을 아이와 함께 읽으며 지난 여름방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에도 좋다.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눈부신 안부'로 알려진 소설가 백수린이 우리말로 옮겼다.
이야기는 아이가 엄마와 둘이 여행을 떠나면서 시작된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흔적이 곳곳에 남은 시골집에는 엄마의 어린 시절의 기억도 숨겨져 있다. 아이는 찬장 위에 둔 지 일 년이 지난 사탕을 꺼내 먹고, 도시에서 보기 힘든 풍뎅이나 청딱따구리 등을 관찰하고, 어릴 적 엄마가 가장 좋아했던 자리에 앉아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할아버지, 엄마와 같은 공간에서 자신만의 추억을 쌓아 가는 아이는 그때그때 느끼는 내밀한 감정을 엄마와 나누며 정서적으로 한층 가까워진다.
여행이 끝날 때쯤 아이는 성장한다. 자신의 소중한 솔방울을 선물할 줄도 알고, 좌절을 느꼈던 과제 '혼자 신발 끈 묶기'에도 성공한다. 그렇게 아이를 자라게 한 여름의 시간을 지켜보는 일은 따뜻하다. 그렇게 작가가 전하는 "사소하고 덧없으면서도 중요한 것", "한마디로 인생을 이루는 모든 작은 것"에 대한 이야기는 독자에게 쉼표가 된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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