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매료한 '병맛' 그림체의 애니…유튜버 '짤툰'[인터뷰]
커뮤니티서 취미로 웹툰 연재하다 유튜브 데뷔
유수민 "한 번도 꿈이 만화가였던 적이 없었다"
"구독자들 반응이 기대한 만큼 좋을 때 뿌듯해"
"짤툰 검색하면 나오는 논란들을 볼 때 힘들어"
【서울=뉴시스】김찬호 리포터 =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퀄리티 있는 애니메이션 콘텐츠만 보다가 짤툰같은 날것의 '병맛' 그림체 애니메이션이 등장하니까 그걸 굉장히 새롭게 느끼는게 아닌가 싶다"
애니메이션 유튜브 채널 '짤툰'의 작가 유수민(32)은 자신 콘텐츠만의 매력에 관해 묻자 이같이 답했다.
'짤툰'은 특유의 '병맛'(어이없이 웃음이 날 때 쓰는 인터넷 신조어) 그림체와 스토리 라인으로 지난 2019년부터 처음 유튜브에 발을 들여 현재 27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로 성장했다. 뉴시스는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빅픽쳐스 사옥에서 유 작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 작가가 사람들에게 처음 이름을 알린 건 과거 한 커뮤니티 만화 연재 게시판에 웹툰을 올리기 시작하면서다. 그는 2016년부터 '짤툰'이라는 필명으로 병맛 그림을 그리며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사실 과거 온라인상에서 유명세를 탔던 유 작가는 단 한 번도 만화가를 꿈꾼 적이 없었다고 한다. 만화는 그에게 있어 단순 취미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컴퓨터 프로그래머·국어 교사·방송국 피디·아나운서 등을 꿈꾸는 청년이었다.
유 작가는 "사실 웹툰을 그리는 것은 제 취미였다. 생업이 아니었다. 그냥 방송국에서 조연출 일을 하고 있었다"면서도 "만화를 그리는 취미는 한결같았다. 초등학생 때에는 A4용지 같은 종이에 만화를 그려 친구들과 돌려보기도 했으며, 성인이 되고 나서는 인터넷에 웹툰을 올리는 식으로 이어갔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학생쯤에는 게임과 컴퓨터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까 프로그래머를 꿈꿨고, 고등학교 때는 국어 선생님을 꿈꿨었다"며 "이후 잠깐 방송국 피디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또 곧 아나운서를 꿈꾸며 준비하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유 작가의 그림체를 살펴보면 다른 만화가들처럼 '고퀄'을 추구하지 않지만 자신만의 개성과 매력을 담고 있다. 그는 과거 한 커뮤니티에서 흔히 보이던 병맛 그림체를 따라하며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유 작가는 자신의 그림 실력에 대해 "사실 제가 어릴 때부터 한 번도 꿈이 만화가였던 적이 없었지 않은가"라며 "그러다 보니, 돈을 써서 학원에 다니며 그림을 배워볼 필요성을 느끼진 못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활동하면서 봤던 여러 가지 흔한 병맛 그림체들 중 하나를 그냥 벤치마킹했던 것이다"며 "그냥 어쩌다 보니까 지금까지 쭉 이어져 온 그림체"라고 밝혔다.
누구든지 새로운 일을 도전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유 작가 역시 그랬다.
유 작가는 기존 웹툰에서 애니메이션으로 형식을 바꾸며 따라온 고충에 대해 "웹툰 같은 경우는 그리면 끝인데, 영상은 그게 끝이 아니다"며 "당연히 소리도 들어가고 편집도 해야 해서 제작 공정이 훨씬 복잡해진다. 여기에서 오는 웹툰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힘든 요소들이 많아지긴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 작가는 유튜브 활동을 하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 작가는 "가장 뿌듯한 순간은 '땅땅아 부탁해' 편처럼 공들여 만든 시리즈들을 올리고, 구독자분들의 반응이 기대했던 만큼 좋았을 때다"며 "이후 '만드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너무 감동적이에요', '너무 웃겨요' 이런 (시청자들의) 댓글들을 보면서 가장 뿌듯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힘든 순간은 구글에 짤툰'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논란과 관련된 사건들이 하나하나 터졌을 때다"며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 논란처럼 범죄 수준의 논란 이런 건 없다. 단지 운영이 미숙하다 보니까 좀 구독자님들께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던 것 같다. 지금은 최대한 논란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유 작가와 '짤툰' 채널은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숏드라마 등의 콘텐츠의 다변화를 위해 힘쓴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해당 콘텐츠들에 대한 유 작가 본인의 의욕이 없었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중단했다고 한다.
유 작가는 "숏드라마 자체는 뭔가 내 의지가 약했던 것 같다. 당시 한창 숏폼 콘텐츠가 붐이 일어났던 때가 있는데, 그때 회사 측의 권유로 시작했던 것이다"라며 "또 내가 스토리에 참여도 거의 안 하고 그냥 연기만 하다 보니까 제 의욕이 떨어졌던 것 같다. 아마 구독자분들도 느끼실 것이다. 그래서 점점 조회수 떨어지면서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숏드라마 콘텐츠를 아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유 작가는 새로 구상하고 있는 콘텐츠가 없냐는 질문에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건 숏드라마 영상물이다. 물론 예전에도 했었지만, 그때와는 달리 제가 주도적으로 제대로 도전하고 싶다"고 답했다.
또 "인터넷 라이브 방송도 예전에 잠깐 하긴 했었지만, 이제는 의욕을 갖고 해보고 싶다"며 "누군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진짜 팬들과 소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말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시도했던 콘텐츠들을 향후에는 의욕적으로 참여해 다시 도전해 보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끝으로 유 작가는 '짤툰' 채널의 구독자들을 향해 "짤툰이 벌써 오랜 시간이 지났다. 7~8년 돼간다"며 "그 기간 동안 짤툰을 사랑해주신 독자분들이 계셨기에 지금의 짤툰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그동안 짤툰을 연재하면서 좋은 모습, 실망스러운 모습도 많이 보여준 것 같다"며 "앞으로는 더 유쾌하고 '이 만화는 무료로 웃겨줍니다'라는 짤툰의 캐치프레이즈를 잘 지키는 그런 짤툰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 사랑한다"고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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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 리포터(yoshi1207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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