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선 방사능 검사, 정치권은 비난전… 오염수로 갈라진 유일한 나라 ‘한국’

송혜진 기자 2023. 8. 2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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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오염수 방류]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방류를 시작한 24일 오후 정당,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일본 도쿄전력이 24일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하자 우리 정치권은 둘로 쪼개져 싸웠고, 국민들도 정치권의 괴담을 경계하면서도 수산물 안전성을 두고 불안해했다. 오염수 문제로 내부가 갈라져 싸우는 거의 유일한 나라가 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비상 의원총회를 갖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재명 대표는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때 총과 칼로 태평양을 유린했다면 이제는 방사능으로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꼴”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누구보다 앞장서 (일본에)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다. 일부 강경파들은 ‘대통령 탄핵’도 주장하고 있다. 이날 오후 12시 50분쯤에는 대학생 단체 ‘진보대학생넷’ 회원 16명이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내부 진입을 시도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이제 국제 사회에서 중국·러시아만 반발하는데 민주당은 왜 늘 북한·중국·러시아와 한길을 가려 하느냐”며 “당내 계파 갈등, 당대표의 사법리스크로 내부 장악력이 흔들리자 기껏 선택한 탈출구가 ‘묻지 마 반일 선동’”이라고 했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 아내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제보자가 최근 ‘이 대표가 쓰는 일본산 샴푸를 사러 청담동까지 심부름을 다녔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과 관련, “입으로는 반일 선동을 하면서 머리카락은 친일이냐”고 비판했다.

이날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입구에는 ‘근거 없는 허위 과장 국민 불안 야기 마라’ ‘정부는 수산인 보호 대책 마련하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홍어와 먹태포 등을 판매하는 박모(68)씨는 “불안해하는 건 당연하지 않겠나. 추석 대목을 앞두고 걱정이 크다”며 “정치인들이 와서 회도 먹고 우리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걸 홍보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횟집을 찾은 김모(50)씨는 “불안을 부추기는 게 더 문제”라며 “일본산은 몰라도 우리 해산물은 앞으로도 계속 소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형마트 3사와 주요 백화점들은 국산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참조기·넙치·멸치·뱀장어·바지락을 비롯한 선어(鮮魚)와 수산물 60여 종은 QR코드만 찍으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수산물 이력제’를 도입했다. 생산지와 가공 장소, 출하와 가공 날짜, 관련 정보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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