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이럴땐 어떻게?] 책에서 특정 부분만 보려 해도 내용 기억한 점 칭찬해 주세요

이윤선 배화여대 아동보육과 교수 2023. 8. 2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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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Q. 33개월 아이를 키웁니다. 최근 아이가 ‘책태기(책+권태기)’가 왔는지 책을 읽지 않으려 합니다. 기억력도 부쩍 좋아져 한 번 읽은 책은 내용을 기억해 읽어 주기도 전에 내용을 말해 버립니다. 반복 독서도 중요한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영아가 책을 보는 방식은 성인과 다릅니다. 모든 감각과 운동 기능을 사용하죠. 때로는 책장이나 바구니에 그림책을 담았다 꺼내는 것만 반복할 수 있습니다. 그림책에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줘야 합니다. 책을 소리 내 읽어주되, 줄거리에만 집중하거나 오랜 시간 집중하라고만 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아요.

책을 읽는 것은 양육자와 영아 간 대화라 생각하세요. 영아가 책을 보다 “이게 뭐야”라고 물을 수 있어요. 아직 말을 못 해도 그림을 가리키며 묻는 듯한 표정을 지을 수도 있고요. 이때 그림을 설명해 주거나 영아의 경험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지요.

기억력이 발달하면 좋았던 책 내용을 반복해 말하거나 읽기도 전에 내용을 말하면서 무척 즐거워할 거예요. 다 보지도 않고 책장을 빨리 넘긴 뒤 “끝”이라 말할 수도 있어요. 책은 놀잇감과 달리 ‘끝’이 있음을 알았다는 뜻이기 때문에 영아의 이런 표현에 기쁨과 성취감을 정서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필요해요. “엄마가 읽기도 전에 다 말할 수 있구나” “맞아. 아빠도 이 부분이 참 재미있어” 등 대화는 영아가 책보기를 좋아하도록 도와줍니다.

반대로 양육자가 책을 읽어주는 동안 다른 곳을 보거나 원하는 부분만 보려고 하는 것에 대해 집중하지 않는다며 나무라는 것은 관심을 떨어뜨릴 수 있어요. 이 시기는 다양한 책을 많이 보는 것보다는 영아의 발달에 적합한 그림책을 영아가 주도해서 반복해 보는 것이 중요해요. 영아는 좋아하는 그림책을 여러 번 읽어 달라고 하거나 한 권의 그림책에서 특정 부분만 보려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부분을 기억해서 이야기하려는 영아의 행동은 즐거운 분위기로 격려해주세요. 영아가 좋아할 만한 그림책을 찾아 집 근처 도서관을 함께 가 보는 것도 제안합니다.

이윤선 배화여대 아동보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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