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키즈’ 유재선 데뷔작 ‘잠’… 칸 “작품-상업성 모두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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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 할 일이 없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는 만삭 임신부 수진(정유미)과 현수(이선균)의 집에 걸린 가훈이다.
매일 밤 현수가 수면 중 이상 행동을 하기 시작한 것.
수진은 현수를 고쳐보려고 갖은 애를 쓰지만 매일 잠들기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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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본 봉준호 “당장 캐스팅”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는 만삭 임신부 수진(정유미)과 현수(이선균)의 집에 걸린 가훈이다.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던 부부를 시험하듯 어느 날 결혼생활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위기가 찾아온다. 매일 밤 현수가 수면 중 이상 행동을 하기 시작한 것. 냉장고에서 생고기와 날계란을 꺼내 미친 듯이 먹는가 하면 키우는 강아지를 냉동고에 넣는 등 밤이면 기괴한 일을 벌인다. 수진은 현수를 고쳐보려고 갖은 애를 쓰지만 매일 잠들기가 두렵다. 아기가 태어난 뒤 수진의 노이로제는 극에 달해 한숨도 자지 못한다. 결국 수진은 아기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평소와 다른 행동에 나선다.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23일 만난 유 감독은 영락없는 신입사원 같았다. 질문에 시종일관 신중하게 단어를 고르는 그에게서 첫 작품을 내놓는 새내기 감독의 설렘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는 “보통 이런 장르는 주인공이 공포의 대상으로부터 도망 가는 이야기이지만 이 소재는 공포의 대상이 가장 사랑하고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라며 “공포의 대상과 함께 그 공포를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고 했다. 영화의 배경은 집 안이라는 좁은 공간이지만 러닝타임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귀신이나 피 없이 현수가 돌아보는 장면만으로도 잔뜩 긴장하게 되는 똑똑한 공포영화다.
유 감독은 ‘잠’ 시나리오를 다 쓰고 봉 감독에게 먼저 보여줬다. 봉 감독의 차기작 연출팀으로 일하기 전 미팅을 하려던 자리였다. 가벼운 마음으로 내민 시나리오에 봉 감독은 “내 영화는 됐고, 이 영화에 집중해라. 지금 당장 캐스팅해도 손색이 없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배우 정유미와 이선균에게 영화 출연을 제안한 것도 봉 감독이다. 유 감독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1분 1초가 다 재밌게 느껴지면 정말 좋겠다”며 “봉 감독님 이름에 누가 되지 않게 많은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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