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위성 2차발사도 실패… “3단 추진체 오류, 10월 3차발사”
10월 10일 당 창건일 전후 또 쏠듯
尹 “분석 결과 美-日에 공유를”
일부 “北 ICBM 기술 의문” 지적도
북한이 24일 새벽에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5월 31일 첫 발사 실패 이후 85일 만의 재발사가 또다시 무위로 끝난 것. 북한은 “10월에 3차 발사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결과를 보고받고 “분석 결과를 미국, 일본과 공유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하라”며 한미일 공동 대응을 강조했다.
● 中, 발사체 낙하 인근 해상에 함정 투입
1차 발사 실패 때 북한은 발사 2시간 30분 만에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비정상으로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권 수립 75주년(9월 9일)용 ‘축포’를 쏘기 위해 발사를 서두르다 망신을 당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창건일(10월 10일) 전후에 다시 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북한의 발사체는 서해 백령도 서쪽 33km 해상과 이어도 서쪽을 거쳐 남쪽으로 날아갔다. 이지스함 등 감시전력의 포착 결과에 따르면 1·2단 추진체와 페어링(위성보호덮개) 등은 북한이 한반도 서·남해와 필리핀 동쪽에 설정한 낙하구역 3곳 인근에 떨어졌다. 가장 먼저 1단 추진체가 전북 군산 서남방 공해상에 낙하한 걸로 알려졌다.
군은 함정과 항공기를 서·남해상에 투입해 잔해 탐색·인양 작업에 돌입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관할에선 우리 함정이, (필리핀) 원해에선 미국이 (작업)하는 걸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1차 발사 때는 군이 발사 1시간 30여 분 만에 잔해(2단 추진체 등)를 인양한 바 있다. 중국도 함정을 인근 해상에 투입해 우리 군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ICBM 기술력 한계 드러냈나
북한은 발사 실패 원인으로 3단 추진체의 ‘비상폭발체계’ 오작동을 지목했다. 비상폭발체계는 ‘비행중단시스템(FTS·Flight Termination System)’으로 추정된다. FTS는 발사 후 궤도 이탈 등 긴급 상황 시 추진체가 든 탱크를 터뜨려 엔진 연소를 중단시키는 장치다.
조광래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북한 발표로 볼 때 의도적 지상 명령이 아닌 불명의 오류로 FTS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2단 추진체와 페어링의 정상적 분리 후 위성이 실린 3단 추진체의 최종 궤도 진입 비행 중 프로그램이나 시스템 오류로 FTS가 스스로 작동했을 수 있다는 것.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사용한 위성 발사체의 정상 각도 발사가 연속 실패하면서 화성-15·17·18형 등 북한의 ICBM 정상 각도 발사 기술력이 의문시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지금껏 ICBM을 고각(高角)으로만 쏴 사거리와 재진입 기술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군 소식통은 “1차 발사 실패 원인은 해결했지만 또다시 기술적 결함을 노출한 점에서 3차 발사 성공도 장담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3국 북핵 수석대표는 이날 3자 통화를 갖고 “북한 주민들의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수억 달러가 소요되는 무모한 소위 우주발사체 도발을 지속하고 있음을 개탄한다”고 비판했다. 김 국무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위성 발사는 1년에 두세 번 하면 9억 달러(약 1조2000억 원)”라고 언급한 걸 근거로 이렇게 밝힌 것. 북한이 10월 3차 발사를 하면 올해 1조2000억 원을 정찰위성 발사에 쏟아붓는 셈이다.
한미일 외교장관은 전회회담에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미사일 방어협력 증대, 3자 훈련 정례화를 면밀히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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