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협 맑은 내일 대표 “좋은 술로 세계적 무대 도전할 것”

이복진 2023. 8. 25.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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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술’에 대해 저만의 기준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향이 있어야 하며 두 번째로 바디감(묵직함)이 있어야 합니다. 세 번째로 알코올 도수가 높은데도 알코올이 안 느껴져야 하며 마지막으로 달큼함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그런 술이 좋은 술이라고 느끼고 그런 술을 빚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경남 창원, 정확히 마산은 술로 유명한 도시다. 일제강점기 주도(酒都)라 불릴 정도로 주조 양조업이 발달했다. 술의 주요 원료인 물과 쌀이 좋으며, 기후가 빼어나기 때문이다.
단감을 활용한 와인 ‘단감명작’을 들고 있는 맑은 내일 양조장 박중협 대표.
이런 ‘술 잘 빚는 마산’의 특징, 역사를 지금도 이어가는 곳이 있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맑은 내일’ 양조장이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된 이곳은 1945년 문을 연 창원 사화동의 ‘사화정미소’가 모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양조장을 운영 중인 박중협 대표는 “지역의 쌀과 단감, 유자 등을 활용해 술을 빚고 있다”며 “지금도 다양한 술을 선보이기 위해 끊임없이 개발하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양조장은 맑은내일, 창원양조, 우포의 아침, 셀바이오랩 등 총 4개의 법인으로 구성돼 있다. 단순히 술만 빚는 게 아니라 음료, 건강식품 등을 개발, 제조, 판매하고 있다. 더불어 CJ, 샘표, 유기농 마루 등 다른 많은 기업들의 제품도 제조·유통하고 있다.

창원 지역을 중심으로 소비되는 지역 막걸리 ‘창원생탁주’, ‘북면막걸리’, ‘우포막걸리’, ‘옛맛생막걸리’, ‘진주생탁주’를 비롯해 ‘시화정미소’, ‘맑은내일 발효막걸리 시그니처’, ‘맑은내일 스파클링막걸리 시그니처’, ‘맑은내일 발효막걸리’ 등 다양한 막걸리를 빚고 있다.
시음 설명 중인 맑은 내일 양조장 박중협 대표.
이중 ‘시화정미소’에 대해 박 대표는 “맑은내일의 전신인 ‘시화정미소’의 이름을 딴 막걸리로, 맑은내일을 상징하는 막걸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개발한 제품”이라며 “감미로가 첨가되지 않고 오롯이 쌀과 누룩, 효소만 들어갔지만 쌀이 가진 단맛이 제대로 느껴지는 막걸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화정미소’를 그냥 마셔도 좋지만, 도수(12도)가 높기 때문에 탄산수 등을 섞어서 먹는 방법도 좋다고 추천했다.

맑은내일은 지역의 단감과 유자를 활용한 술도 내놓고 있다. ‘단감명작’과 ‘맑은내일 유자’로 두 제품 모두 단감과 유자의 은은한 향이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단감이 전국에서 제일 많이 생산되는 곳이 경남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단감은 그 자체로만 많이 소비되지 다른 식품으로 가공되지는 않아요. 맛은 있지만 향이 적기 때문입니다. 이에 단감을 활용한 화이트와인 ‘단감명작’을 내놨고, 내년에는 스파클링와인을 준비 중입니다. ‘맑은내일 유자’는 해풍을 맞고 자란 거제도 유자와 국내산 쌀로만 빚은 약주로 상큼한 유자의 맛과 향이 담겨있습니다.”
맑은 내일 양조장에서 빚고 있는 운암 증류식소주 32 오크(왼쪽부터)와 운암 증류식소주 24, 맑은내일 유자, 맑은내일 발효막걸리, 창원 생탁주.
강압식 증류 방식을 사용해 깔끔하고 목 넘김이 부드러운 ‘운암 증류식소주 24’와 오크칩과 함께 숙성해 깊은 향미를 더하고 고급스러운 위스키가 생각나게 하는 ‘운암 증류식소주 32 오크’도 있다.

배우 김보성과 협업한 ‘의리남’, 가수 김민종과 협업한 ‘하늘아래서’도 맑은내일에서 빚고 있다.

“‘의리남’은 증류식 소주로 높은 가격의 프리미엄 소주와 대중적인 희석식 소주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 술입니다. 편의점에도 판매 중인데, 16.5도의 낮은 도수로 목 넘김이 좋습니다. ‘하늘아래서’는 김민종씨의 노래 제목을 활용한 소주로, 단감 증류주입니다. 김민종씨가 맛과 향의 방향을 잡아주는 등 양조 다방면으로 참여하셨죠.”
맑은 내일 양조장의 양조시설.
맑은내일은 실험과 도전을 끊임없이 한다. 새로운 소주를 준비 중이라는 박 대표는 “이르면 내년쯤에는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가 추구하는 4가지 기준에 맞는 술을 준비 중입니다. 쌀을 짓는 법부터 다르게 해서 증류, 숙성까지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있죠. 예컨대 숙성을 스테인리스와 항아리, 오크통, 오크칩으로 4가지로 나눠서 진행 중입니다. 쌀로 빚은 ‘좋은 증류주’를 만들고, 그것으로 세계시장을 상대로 도전을 해보고 싶습니다.”
경남 마산 앞바다의 경취를 느끼며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맑은내일이음재카페’.
한편 경남 마산 앞바다의 경취를 느끼며 차 한 잔을 마시는 곳으로 유명한 복합문화공간 ‘맑은내일이음재카페’에서 맑은내일이 빚고 있는 다양한 술들을 맛볼 수 있다. 맑은내일의 술을 시음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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