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중진의乙을위한변명] 내 아이를 특별한 아이로 키우려면

2023. 8. 25.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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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는 안 물어요." 무슨 말일까요.

애가 물지 않는다니! '어린아이가 사람을 무는 습성이라도 가졌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개성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 존중이 특별한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더구나 특별한 취급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한다는 것이야말로 특별한 요구가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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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는 안 물어요.” 무슨 말일까요. 애가 물지 않는다니! ‘어린아이가 사람을 무는 습성이라도 가졌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어떤 사람이 반려견을 데리고 호젓한 산길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주인의 입장에서 보면 체구도 작고 성격도 온순했지요. 입마개나 목줄을 하는 것이 안쓰러워 인적이 드문 곳에서나마 자유스럽게 뛰어다니게 했습니다. 그러다가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과 마주치게 되었지요. 그런데, 그 사람이 반려견을 무서워하면서 나무 막대기 같은 걸로 위협을 하더라는 겁니다. 그러자 화가 난 주인이 했다는 말입니다.

견주 입장에서는 아이처럼 보살피는 데다 성격도 온순한 편이니 서운했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니 ‘애’라고 표현을 했겠지요.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요? 아무리 작더라도 입마개나 목줄을 하지 않은 개를 발견하게 되면 놀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게다가 어렸을 때 개에게 물려 트라우마라도 있다면 더 그럴 겁니다.

얼마 전 어느 학부모가 선생님에게 보냈다는 편지가 큰 화제입니다. 아니 화제를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분노를 불러일으켰지요.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해도 다 알아듣습니다.’ ‘또래의 갈등이 생겼을 때 철저히 편들어 주세요.’ 대표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들입니다. 그 밖의 내용들도 형식적으로는 예의를 갖추었지만,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반려견을 ‘애’로 표현하는 견주나 아이를 ‘왕의 DNA를 가진 아이’로 표현하는 부모나 비슷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바로 ‘특별함’이지요. 나의 개나 나의 아이는 특별하니 다른 개들이나 아이들과 달리 특별한 취급을 해 달라는 특별한 요구입니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개성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 존중이 특별한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더구나 특별한 취급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한다는 것이야말로 특별한 요구가 되는 것이지요. 다른 말로 ‘갑질’이 되는 겁니다. 갑질의 근저에는 특별한 요구가 깔려 있습니다. ‘특별한’은 ‘무리한’ 혹은 ‘무례한’의 다른 표현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나의 반려견을, 나의 아이를 특별한 존재로 키우기 위해서는 특별한 취급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가르치는 게 필요하지요. 그것이 아이를 특별한 존재로 성장시키는 비결이라면 비결일 겁니다.

양중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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