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뮤, 반가운 악동의 그 재기발랄 감성[TF초점]
21일 4번째 싱글 'Love Lee' 발표
재기발랄함으로 각인됐던 그 감성 꺼내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악뮤(AKMU)의 음악은 2019년 발매한 정규 3집 '항해'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 이전까지 발랄한 음악으로 대표됐다면 '항해'를 기점으로 성숙한 감성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2년여 만에 새 싱글로 돌아온 악뮤는 다시 청량하고 밝은 에너지의 곡을 내세웠다. 또 한 번 새로운 출발선에 선 악뮤다.
악뮤는 지난 21일 4번째 싱글 'Love Lee(러브 리)'를 발표했다. 동명의 타이틀곡과 '후라이의 꿈' 2곡이 수록됐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이찬혁이 곡을 만들었다.
먼저 타이틀곡 'Love Lee'는 어쿠스틱한 사운드와 리드미컬한 드럼에 감각적인 보컬이 더해진 노래다. 과거 악뮤의 러브송들을 연상케 하는 유쾌한 구애로 기분 좋은 설렘을 선사한다. 제목은 사랑스러움을 의미하는 단어 '러블리(Lovely)'와 이찬혁·이수현의 성인 '이(Lee)'를 중의적으로 활용했다.
수록곡 '후라이의 꿈'은 통통 튀는 신스 사운드와 중독성 강한 후렴구가 돋보이는 곡이다. 달걀 후라이를 의인화한 가사에 위로의 메시지를 녹여냈다. 지난 2014년 콘서트에서 선보인 후 꾸준한 팬들의 사랑에 힘입어 이번 싱글에 수록했다. 두 노래 모두 일상적이고 친근한 소재를 악뮤 특유의 독창적인 시선으로 풀어냈다.
이번 싱글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회귀'다. 악뮤라는 팀의 첫인상인 재기발랄함으로 대중에게 각인됐던 그 시절의 감성이다. 각자의 쉼과 활동을 마친 후 2년여 만의 컴백인 악뮤는 음악 팬들이 추억해왔고 누구나 기분 좋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선택했다. 물론 그 바탕에 10년 음악 내공이 짙게 깔려 있다.
이찬혁과 이수현은 10년 전인 2012~2013년 'K팝스타 시즌2'에서 기발하고 통통 튀는 '다리꼬지마', '매력있어' 등 자작곡으로 돌풍을 일으켰고, 그 모습은 아직도 강렬하게 남아 있다. 이후 정식 데뷔 앨범 'PLAY(플레이)'을 시작으로 '사춘기' 앨범을 지나 2017년 'DINOSAUR(다이노소어)'까지 그 기조를 이어갔다.
'DINOSAUR' 발표 후 이찬혁은 입대했다. 전역 후 악뮤가 내놓은 '항해'는 이전과는 달랐다.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아무 걱정 없이 즐기거나 세상 만물을 호기심 어리게 바라봤던 두 사람은 '항해'를 통해 시선을 내면으로 옮겨갔다. "입대 시점부터 성숙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는 이찬혁은 그 마음을 앨범에 마음껏 풀어냈다.
이전까지 악동뮤지션이었던 두 사람은 이때부터 팀 이름도 악뮤로 바꿨다. "아이였을 때는 악동이란 단어가 좋았는데 이제 둘 다 성인이 됐고, 앞으로 해나갈 음악에 제한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악뮤로 새 출발한 악뮤는 감정의 소진을 다룬 록 스타일의 싱글 'HAPPENING(해프닝)'과 '초월자유'를 주제로 전곡 피처링 아티스트로 완성한 콜라보레이션 앨범 'NEXT EPISODE(넥스트 에피소드)'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갔다. 철학적 사유에서 시작한 이찬혁의 솔로 앨범 'ERROR(에러)'는 악동의 이미지를 완전히 지워버렸다.
악뮤가 꽤나 이질적인 감성들을 모두 훌륭하게 소화해낼 수 있는 건 이찬혁과 이수현 두 남매의 성향과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다. '항해' 이전이 이수현의 발랄함에서 비롯됐다면 그 이후는 이찬혁의 사색이 밑바탕이 됐다. 그 과정에 영리한 타협과 우직한 노력이 있고, 또 빼놓을 수 없는 건 천재라 불리는 이찬혁의 프로듀싱 능력이다.
그렇게 몇 년간 이찬혁이 추구하는 것들을 곡으로 풀어냈던 악뮤는 싱글 'Love Lee'에서 다시 이수현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간담회에서 이찬혁은 "다양한 시도를 했고 굉장히 실험적인 걸 보여드렸다. 모든 걸 다 하고 나니까 하고 싶은 게 아닌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더라"고, 이수현은 "이찬혁의 색깔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이번에는 내가 원하는 음악을 만들어달라고 약속받았다. 10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말처럼 '우리 관계 디비디비딥/매일 봐도 처음같이 비기비기닝/춤추고 싶어 빌리빌리진' 등의 가사로 풀어낸 'Love Lee'와 '따뜻한 밥 위에 누워 자는 계란 fry fry 같이 나른하게/난 이 두꺼운 껍질을 깨고 나와 퍼지고 싶어' 등의 가사로 쓴 '후라이의 꿈'은 10년 전 악동뮤지션을 떠오르게 만드는 재기발랄함이다.
하나에 매몰되지 않고 이처럼 두 멤버가 가진 매력들을 차례로 꺼내는 유연함과 이를 또 완성도 있는 음악과 악뮤의 색깔로 풀어내는 능력은 악뮤만의 강점이다. 새 싱글 'Love Lee'는 그러한 악뮤의 폭넓은 스펙트럼과 새로운 도약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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