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원 모자라 또 무죄"...'술접대 로비' 검사들 계산법

윤웅성 2023. 8. 24.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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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태' 김봉현 "전·현직 검사에 술접대"
검찰, 김 전 회장 검사 4명과 술값 536만 원 사용
1심 법원 "1인당 접대비 100만 원 넘지 않아"
2심 재판부 검찰 항소 기각…1심 판단 유지

[앵커]

라임 사태의 핵심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술 접대 로비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검사가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술 접대를 받은 것 자체는 맞지만 100만 원에 단 6만 원이 모자라 처벌할 수 없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어떤 얘기인지, 윤웅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을 빚었던 이른바 '라임 사태'의 핵심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김 전 회장은 지난 2019년 서울 강남의 고급 유흥주점에서 로비 명목으로 전·현직 특수부 검사 4명에게 수백만 원대 술 접대를 했다고 뒤늦게 옥중서신을 통해 폭로했습니다.

술 접대 로비 의혹을 수사한 검찰은 전·현직 검사 4명과 김 전 회장 등 5명이 술자리에서 536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봤습니다.

결국, 검사 출신 이 모 변호사와 나 모 검사만 향응 114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심 법원은 동석한 사람이 2명 더 있다는 피고인 측 주장에 따라, 1인당 접대비가 100만 원을 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청탁금지법상 1회 금품 수수·제공액이 100만 원을 넘지 않으면 형사 처벌이 아닌 과태료 처분 대상입니다.

이에 검찰은 징역 6개월을 선고해달라며 항소했지만, 2심 결과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도 이들이 김 전 회장에게 받은 향응의 대가가 100만 원을 넘는다고는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통신 기록 등을 살펴봤을 때 당시 유흥주점에는 다른 방을 오가며 동석한 참석자가 모두 7명이란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1인당 접대비를 계산하면 처벌 기준인 백만 원에 단 6만 원 모자란 94만 원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당시 접대 자리를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검사 출신 이 모 변호사는 무죄 선고 뒤 아무 말 없이 법원을 떠났습니다.

[이OO / 변호사 : (2심 판결도 무죄 나오셨는데, 한 말씀만 부탁드릴게요.)….]

검찰은 2심 판단을 토대로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1인당 접대비가 100만 원을 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항소심에서도 전·현직 검사들에게 무죄가 선고되면서, 사법부의 기계적 판단이 국민 법 감정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YTN 윤웅성입니다.

YTN 윤웅성 (yws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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