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때 억울할까봐…‘사장님’ 사표내고 별만 보며 23년째 살아요
별 맘껏 보러 출판사 접고
퇴모산 기슭으로 귀촌
천문학서적 14권 집필
“맨 눈에 보이는 별만 2천개”
이 작가는 1990년대 서른여덟에 출판사 ‘가람기획’을 차려 ‘100장면 시리즈’로 성공을 이뤘다. 바쁜 나날을 보내던 중 퇴근길에 불현듯 일 만하다 인생이 끝날 것만 같은 허무감이 엄습했다. 지난 22일 강화도 외포리 퇴모산 자택에서 매일경제신문과 만난 그는 “죽을 때 억울하지 않기 위해 별을 보며 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2000년 퇴모산 기슭에 별 관측하기 좋아 보이는 집을 골라 샀다. 밤에는 별을 보고 낮에는 천문학 고전을 읽었다. 2006년엔 출판사도 팔았다. 100권을 넘게 읽다 보니 쉽고 재밌는 천문학책이 쓰고 싶어졌다. 서너 달 넘게 자료를 모으고 하루 10시간씩 책을 썼다. 그렇게 펴낸 첫 번째 저서가 ‘천문학 콘서트’다. 2011년 출간 이후 20쇄(2만권) 이상 찍은 스테디셀러다.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 도서, 교육과학기술부 우수과학 도서로 선정됐다. 2013년엔 20쇄를 넘긴 두 번째 책 ‘십 대, 별과 우주를 사색해야 하는 이유’를 출간했다. 그가 집필한 천문학책은 총 14권이다. ‘에피소드로 읽는 천문학의 역사’를 막 탈고했다. 이 작가의 블로그를 2500명의 별지기들이 따른다.
이 작가가 별을 좋아하게 된 유래는 깊다. 어릴 적 그에게 우주를 포교한 건 9살 터울인 큰 형(이동하 소설가·전 중앙대 교수)이다. 형은 별과 지구의 거리가 멀기에 빛이 오는데도 수십, 수백 년이 걸려서 지금 보이는 별이 존재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빛처럼 빠른 로켓을 타고 저 별에 다녀오면 지구는 몇백 년이 흘러갈 수 있다고도 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를 설명했던 건데, 당시 이런 설명은 이 작가의 뇌리에 깊게 남았다.
이 작가는 귀촌 전에도 별을 포기하지 못했다. 그는 출판사를 할 때도 ‘돈 안 되는’ 천문학책을 여러 권 만들었다. 1992년 ‘월간 하늘’이라는 국내 최초 천문 잡지도 발행했다. 출판사로 번 돈을 쏟아부었는데 적자를 면치 못해 3년 만에 절판했다. 출판사 마당에 반사 망원경을 놓고 편집장과 별을 본 일도 잦았다.
비싼 장비가 필요 없다고도 했다. 이 작가는 “제 굴절 망원경은 20만 원대, 원두막 천문대에 놓은 반사 망원경은 200만 원대”라고 말했다. 그 정도만 돼도 토성 고리, 목성 줄무늬도 관측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별만 해도 2000개가 넘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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