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빅벤’ 시의회 시계탑 복원...50년 전 모습 그대로
50여년 전 사라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시의회 시계탑이 복원됐다.
서울시의회는 건물 외벽에서 ‘서울특별시의회’라고 적힌 한글 간판을 떼어내고 1935년에 설치된 것과 같은 모양의 아날로그 시계를 설치했다고 24일 밝혔다. 시계는 지름 4m 크기로, 시의회 건물 남쪽 모서리에 솟은 46.6m 탑 4개 면 중 3개 면에 설치됐다.
이 건물은 88년 전인 1935년 일제가 설계하고 지었다. 당시 ‘부민관’ 이라는 이름의 문화시설로 문을 열었는데, 내부엔 18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강당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건축 당시 경성 시내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어서 지금의 남산타워나 롯데타워처럼 경성의 ‘랜드마크’ 역할도 했다. 1945년 독립운동가 조문기, 유만수, 강윤국 등이 다이너마이트 폭파 의거를 벌인 곳도 이곳 강당 안이었다.
시계가 철거된 건 1975년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기록은 없다.
부민관은 한국전쟁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건물은 1954년부터 대한민국 국회의사당으로 쓰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시계가 남아 있는 모습이 사진으로 확인된다. 시계가 자취를 감춘 건 국회가 여의도로 이전한 뒤부터다. 이후 이 건물은 세종문화회관 별관으로 사용되다가 1991년부터 서울시의회에 자리를 내줬다.
시의회 관계자는 “1975년 건물 출입구를 동쪽에서 남쪽으로 바꾸는 등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며 “언제 어떤 이유로 철거했는지 구체적인 기록이 없다”고 했다.
시의회에 따르면 간판 철거 및 시계 설치에 드는 비용 약 4000만원 전액은 문화재 보호 활동을 하는 민간 단체에서 지정기탁받아 마련됐다.
김현기 서울시의장은 “서울시민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역사적으로 의의가 있는 건물인 만큼 이를 조명하자는 차원에서 복원을 추진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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