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29 철벽 마무리도 무너졌다' KT 질주 저지한 박찬호 9회 결승타, KIA 2연패 탈출 [수원 현장리뷰]
KIA는 24일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KT 위즈에 7-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2연패를 탈출한 KIA는 49승 2무 50패로 5위 두산 베어스를 바짝 추격했다. 한편 연승이 '3'에서 중단된 2위 KT는 59승 2무 46패로 같은 날 롯데 자이언츠에 3-1로 이긴 1위 LG 트윈스(65승 2무 38패)와 승차가 7.5경기 차로 벌어졌다.
KIA 선발 토마스 파노니는 5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분투했고 박찬호가 9회초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3득점 1볼넷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나성범은 5타수 2안타 3타점, 최형우는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KT 위즈는 김민혁(우익수)-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우익수)-문상철(지명타자)-배정대(중견수)-이호연(2루수)-오윤석(1루수)-김준태(포수)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고영표.
경기 최고의 관심사는 KIA 타선이 고영표를 어떻게 공략하느냐다. 올 시즌 고영표는 21경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2.51(리그 6위)로 KBO리그 정상급 활약을 하고 있다. 다만 KIA를 상대로 2경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5.00으로 약했다. 경기 전 김종국 KIA 감독은 "고영표는 어떤 구종이든 스트라이크를 잘 넣는 투수이기 때문에 유리한 볼 카운트로 끌고 가기 쉽다. 반면 타자들은 볼 카운트가 몰리면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낼) 확률이 떨어진다. 그래서 2스트라이크가 되기 전에 노림수를 갖고 임해야 된다.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면 안타나 출루가 쉽지 않다"고 적극적인 타격을 주문했다.
고영표는 3회 2사에 김도영에게 좌전 안타, 최원준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 역시 박찬호를 초구 땅볼로 잡아내 실점 없이 마무리했다. 하지만 계속 두드린 KIA가 결실을 봤다. 5회초 소크라테스가 좌전 안타로 출루했고 고영표의 폭투와 김태군의 땅볼 타구로 3루까지 진루했다. 고영표는 변우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김도영의 타석에서 또 한 번 폭투로 3루 주자 소크라테스가 홈을 밟도록 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투구 수는 63개에 불과했다.
파노니 역시 잦은 위기에도 고영표에 밀리지 않는 피칭을 했다. 2회까지 6연속 범타를 끌어낸 파노니는 3회 2사 3루에서 김민혁을 2구 만에 좌익수 뜬 공 처리했다. 4회에는 김상수에게 중견수 방면 안타를 맞았으나, 황재균의 땅볼 타구를 내야진과 함께 김상수를 협살 처리하며 단숨에 아웃 카운트 두 개를 올렸다. 뒤이어 알포드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허용했으나, 문상철을 1구로 중견수 뜬 공으로 잡으면서 무실점을 이어갔다.
하지만 5회부터 지친 기색을 보였고 결국 뼈아픈 한 방을 허용했다. 5회말 1사 1루에서 오윤석을 상대한 파노니는 직구와 커터를 골고루 섞어 2스트라이크 1볼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다. 하지만 오윤석이 커터를 걷어내면서 볼을 골라 풀카운트를 만들었고 8구째 시속 140㎞ 커터를 받아 쳐 KT위즈파크 좌측 간판을 맞히는 역전 투런 아치를 그렸다. 비거리 120m의 시즌 4호포. 이후 김준태가 유격수 박찬호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 김민혁의 안타와 황재균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파노니가 알포드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면서 추가점은 나오지 않았다. 두 투수의 호투에 5회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40분뿐이었다.
하지만 파노니는 많은 공을 던진 탓에 6회를 스스로 마무리 짓지 못했다. 배정대에게 중전 안타에 이은 도루를 허용하고 2사 2루에서 장현식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장현식이 대타 장성우에게 우전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파노니의 자책점은 3점으로 늘어났다. 파노니는 5회 34구 포함 총 99구(커터 43개, 직구 32개, 커브 13개, 체인지업 11개)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5㎞.
한편 KIA는 끈질기게 고영표를 괴롭혔다. 1-2로 뒤진 6회 박찬호의 땅볼 타구가 2루수 이호연이 악송구로 인정 2루타가 됐고 나성범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받아 쳐 좌익선상 1타점 안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뒤이은 최형우의 타구가 라인드라이브 아웃된 데 이어 나성범이 1루로 귀루하지 못하며 이닝이 마무리됐다. 7회에는 2사 후 김태군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 대타 이창진이 좌익수 방면 2루타로 2사 2, 3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고영표는 풀카운트에서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커브로 김도영을 루킹 삼진 처리하고 팀의 3-2 리드를 지켰다.
KT는 필승조 박영현과 김재윤을 예정대로 차례로 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8회 등판한 박영현은 박찬호에게 볼넷을 내준 데 이어 도루까지 허용했다. 최형우가 우중간 1타점 적시타로 박찬호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3-3 동점이 됐다.
9회에는 올 시즌 ERA 1.29로 철벽을 자랑하던 마무리 김재윤이 흔들렸다. KIA는 1사에서 김태군이 중견수 안타로 출루했고 고종욱의 땅볼 타구 때 대주자 홍종표가 2루로 향했다. 김도영을 자동 고의4구로 걸렀고 최원준마저 볼넷으로 나가면서 만루가 됐다.
여기서 박찬호가 우전 2타점 적시타로 역전을 해냈고 나성범이 바뀐 투수 주권의 초구를 공략해 중견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으면서 KIA는 7-3으로 승리, 11연속 위닝 시리즈를 노리던 KT의 질주를 저지했다.
수원=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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