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관사’ 탑재 선박 첫 인도…무인 항해 시대로 성큼

HD한국조선해양, 세계 최초 건조
AI가 실시간 진단·돌발 상황 인식

HD한국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기관사’를 탑재한 선박을 건조했다. AI 기관사는 스스로 선박 장비 상태를 진단하고 비상상황을 인식해 대처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의 조선 분야 중간 지주사다.

HD한국조선해양은 24일 H-LINE해운의 18만t급 LNG 추진 벌크선(사진)에 세계 최초로 AI 기반 기관자동화솔루션을 탑재해 인도했다고 밝혔다.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했다.

이 선박에는 HD한국조선해양과 H-LINE해운이 함께 개발한 두 가지 시스템인 통합상태진단솔루션(HiCBM)과 통합안전관제솔루션(HiCAMS)이 탑재됐다. 선박 주요 장비를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화재와 같은 비상 및 돌발 상황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AI 시스템이다. 기관사나 갑판원 역할을 대신한다. 기존에 운항 중인 선박에도 추가로 적용할 수 있다.

미국선급협회(ABS)가 시운전 과정에서 두 시스템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검증했다. 지난해 9월 ABS로부터 두 시스템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획득한 바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러한 시스템 개발을 통해 무인선박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계열사인 아비커스가 대형상선에 자율운항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 대형상선은 세계 최초로 자율운항으로 대양 횡단에 성공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자율운항 선박을 4단계로 구분한다. 선원이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단계는 1레벨, 선원이 승선해서 원격으로 제어하는 단계는 2레벨이다. 선원이 타지 않거나 최소인원으로 탑승해 원격 제어하는 단계는 3레벨이다. 4레벨은 완전무인 자율운항 단계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