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비상폭발체계 오류 때문” 실패 인정
1·2단 로켓 “정상 비행” 주장
러 기술적 지원 가능성 제기
전문가 “신뢰성 낮다는 증거”
북한은 24일 군사정찰위성 2차 발사 실패가 비상폭발체계의 오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1~3단 로켓 엔진에는 문제가 없었고, 비상폭발체계 결함을 바로잡아 오는 10월 3차 발사하겠다고 공언했다. 북한은 지난 5월31일 1차 발사 때 1단이 분리된 뒤 2단 로켓 엔진의 결함으로 실패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1계단(1단)과 2계단(2단)은 모두 정상 비행했으나 3단 비행 중 비상폭발체계에 오유(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고 했다. 1단과 페어링(위성 덮개), 2단이 정상 분리된 뒤 3단이 비행하던 중 비상폭발체계가 작동해 폭파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비상폭발체계라고 표현한 비행 종단 시스템(FTS)은 로켓이 궤도에 따라 정상 비행하지 않거나 통제되지 않을 때 안전을 위해 로켓을 폭발시키는 자폭장치다.
정상 분리된 1단과 페어링, 2단은 각각 한반도에서 300㎞ 떨어진 서해상과 한반도에서 약 350㎞ 떨어진 동중국해, 필리핀 동쪽 약 600㎞ 지점 태평양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일본 방위성은 밝혔다. 북한이 지난 22일 일본 정부에 통보한 예상 낙하 구역을 모두 벗어난 지점이지만 엔진 결함이 의심될 정도로 거리 차가 크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잔해물 탐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북한이 1차 발사 실패 후 85일 만에 재발사를 단행한 것을 두고 러시아의 기술적 지원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이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로 기념하는 지난 7월27일을 계기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북한을 방문했다. 이를 통해 북·러 밀월 관계가 심화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발사체의 엔진 등 주요 부분을 인양하면 러시아 지원 여부, 달라진 제원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위성이 실린 3단체 자체가 대기권 밖에서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어 위성체를 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KRINS) 미사일센터장은 “3단 로켓이 폭발하면서 동시에 3단에 장착된 위성도 소실됐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비상폭발체계 결함을 개선해 오는 10월 3차 발사하겠다고 예고했다. 1차 발사 후 ‘중대한 결함’이 발견됐다며 ‘빠른 시일 안에’ 재발사하겠다고 공언했던 것에 비하면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폭장치가 제멋대로 작동한 것부터 신뢰성이 낮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북한이 두 번 연속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것은 근본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작 기술 자체가 불완전한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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