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여성 딸들 성폭행 후 "곧 친딸 결혼식, 재판 미뤄달라"는 60대 男

미성년 딸들 수면제 섞인 음료 마시게 해 성폭행
재판부, 10월 19일 선고 공판 열기로

동거 중인 여성의 어린 딸들을 강간한 60대 남성이 자신의 친딸 결혼식을 이유로 선고 기일 연기를 요구했습니다.

오늘(24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치상)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61세 A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A씨는 올해 4월과 지난 2021년 1월에 내연녀 B씨의 미성년자 딸 C양과 D양에게 수면제가 섞인 음료를 마시게 한 뒤 성폭행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 사건은 나중에야 D양이 엄마인 B씨에게 범죄 사실을 털어놓으며 알려졌습니다. C양과 D양은 B씨가 받을 충격 때문에 곧바로 알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B씨는 집 안에 CCTV를 설치한 후 A씨의 범행을 확인,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날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0년과 위치추적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 10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등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B씨는 법정에서 "수년간 피고인과 동거동락하며 가족 아닌 가족으로 생각하며 지내왔는데 나를 이용한 파렴치한 사람이었다"며 "내 딸은 범행을 당해도 말을 쉽게 꺼내지 않았다. '엄마가 잘못될까 봐 두려워서'라는 이유로 참았다고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말 엄마가 되어 죽고 싶다"며 "우리 가족이 느낀 만큼만 (A씨가) 지옥에서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엄벌을 탄원했습니다.

최후진술에 나선 A씨는 "피해자 가족이 고통 속에 지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정말 미안하다"며 "피해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 딱 한번만 용서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A씨의 변호인은 "오는 9월 피고인 딸의 결혼식이 있다"며 "A씨의 가족까지 이 사건으로 인한 고통과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선고 기일을 이 날짜 이후로 지정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10월 19일 오전 10시에 선고공판을 열기로 결정했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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