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살려달라, 1년 만이라도"···'물질 53년' 해녀는 울먹였다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가운데 53년 경력의 해녀와 어민들이 1년 만이라도 수산물을 소비해 달라고 울먹이며 온 국민에 부탁했다.
김계숙 제주해녀협회 회장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오염수가 방류된다 해도 조류가 돌고 돌아서 한국까지 오려면 오래 걸리니까 우리 해산물은 아직 안전하다”며 이같이 호소했다.
김 회장은 “나는 나이 70이 넘었으니까 지금까지 많이 벌고 자식들 다 키워서 아무 걱정 없지만 앞으로 새내기 해녀들은 자식 키우면서 살아야 하는데 그런 생각하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김 회장은 “제주도 해녀들은 죽을 맛이다. 모이면 ‘오염수 방류되면 물질은 다 했다. 끝난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한다”며 “당장 해산물 소비가 안 되면 그게 제일 걱정”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해녀들을 비롯한 제주 시민 4만 명은 지난 16일 정부를 상대로 “오염수 방류 무대응은 위헌”이라는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김 회장은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하며 "윤석열 정부가 '일본은 파트너십으로 같이 가야 한다'고만 주장하고 있으니 우리대로 조치를 취해보려고 (정부 상대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가만히 있으면 어떡하나. 그런 거라도 해야지"라고 한탄했다.
김 회장은 즉각적인 소비 중단을 하지 말아 달라고 읍소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오염수가 방류된다 해도 3년 내지 10년은 걸리고 조류가 돌고 돌아서 한국까지 오려면 오래 걸리니까, 해산물은 아직까지는 안전하니 어민들을 좀 살려주시는 걸로 생각하시고 많이 드셔달라"고 울먹이며 재차 당부했다.
김 회장과 함께 출연한 김영철 전국어민회총연맹 집행위원장도 “죽을 맛이다. 잠을 잘 수가 없다. 저뿐만 아니고 모든 어민은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라고 침통한 분위기를 전했다.
김 위원장은 아직 오염수 방류 전인데도 시장 분위기에 변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소비가 아예 안 된다. 어시장 등에도 지금 물건 사러 온 차들이 없다”며 “2011년 일본에서 원전 사고 났을 때도 40% 정도 감소했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지금 소금 파동으로 가격이 좀 올랐고 건어물도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생물 가격은 반토막 났다”며 “오늘 통영에선 ‘조업 나가지 마라’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고기 잡아도 안 팔리니까 아예 잡지 마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간 수산물 총 생산량이 360만톤 정도 된다. 금액으로 따지면 9조2400억원 정도”라며 “오늘부터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50% 정도 소비가 감소할 거라고 본다. 금액으로 따지면 4조5000억원 이상”이라고 관측했다.
윤석열 정부가 원전 해양 방류를 사실상 용인한 부분에 대해서도 분개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IAEA (분석을) 인정하겠다'는 식으로 (방류) 찬성 입장을 보였다"며 "일본이야 그런다 치더라도 왜 우리 어민들이 피해를 당해야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 위원장은 국민들을 향해 수산물 소비를 당장 끊지는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지금 국민한테 호소하고 싶다. 오늘 (오염수) 투기를 하더라도 1년 정도는 안심해도 된다고 본다. 1년 만이라도 소비를 좀 해 달라”라며 재차 “1년 만이라도 부탁한다”라고 호소했다.
동시에 일본 어민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방류 중단 소송을 제기하고 국제 연대를 통해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등 방류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될 수 있는 만큼 1년까지는 수산물을 소비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일본을 방문해 현지 어민 대표자들을 만났다면서 “얼마 전 일본에서 만난 어민들이 ‘끝까지 막아야 한다.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바다 아니냐’는 말을 했다. (일본 어민들이 우리 어민들에게) 더 힘차게 싸워달라. 우리도 열심히 싸우겠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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