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임신 생각없지만 언젠가…” 서울거주 미혼녀 난자동결비 대준다
시술비용 등 최대 200만원 지원
내달부터 누리집 통해 신청
손보협, 시와 MOU 맺고 40억 기부
김 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여성들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는 오는 9월 1일부터 ‘서울 난자동결 시술비용 지원’을 본격 시작한다. 대상은 20~49세 서울 거주 여성 300명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사업 중 전국 최대 규모다.
서울 난자동결 시술비용 지원 사업은 초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3월 발표한 ‘오세훈표 저출생대책 1호’ 정책이다. 난자 동결 보존은 난자를 초저온상태에 냉동 보관해 생명 활동을 일시적으로 중단시킨 후 필요할 때 해동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수술 또는 약물치료로 난소기능저하가 예상되는 여성을 위해 개발됐으나, 최근에는 임신을 뒤로 미루고 싶어하는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난자 동결 시술이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난자동결 시술 건수는 3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차병원 집계에 따르면 2019년 599건이던 난자동결 시술 건수는 지난해 1131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가 조사한 결과 미혼 여성의 69.8%, 기혼 여성의 64%가 난자를 보관할 의사를 보였다. 그러나 난자동결 시술은 회당 약 250만~500만 원의 고비용이 드는 데다 건강보험 급여항목에도 해당하지 않아 전액 자비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성의 가임력 보존을 위한 난자동결 시술비 지원은 장래 출산 가능성에 투자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며 “그동안 정책 테두리 밖에 있었지만 시민들의 수요가 많아 과감하게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난자동결 시술비용 지원 사업은 지원대상은 서울시에 거주한 지 6개월이 지난 20~49세 여성 300명이다. 일부는 소득기준(중위소득 180% 이하), 난소기능검사 점수가 일부 적용된다. 9월 1일 이후 시술부터 적용되며, 난자채취 완료 후 신청 가능하다.
자세한 자격조건과 신청방법은 다음 달 1일 오픈 예정인 서울시 출산·육아 종합 누리집 몽땅정보 만능키(umppa.seoul.go.kr)를 통해서 한 번에 할 수 있다.
한편 서울시는24일 서울시청에서 국내외 19개 손해보험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손해보험협회와 저출생 위기극복 공동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회가 난자 동결 시술과 다둥이 자녀안심보험 가입을 지원하는 등 내용이다. 업무협약은 저출생 극복을 위해서는 서울시의 노력에 더해서 민간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공감대에 따라 성사됐다. 협회는 서울시에 약 40억원을 기부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과거와 달리, 여성의 출산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난자동결 시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올라간 만큼 미래의 출산을 준비하는 여성들을 위해 임신과 출산이 행복한 선택이 되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7개 시도 가운데 합계 출산율 꼴찌(0.59명)를 기록한 서울시는 난자동결 외에도 각종 저출생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23일에는 서울에 있는 모든 산모에게 100만원 상당 산후조리경비 바우처를 9월부터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쌍둥이를 낳은 산모에겐 200만원을, 세쌍둥이 이상 출산한 산모에겐 300만원 상당을 지원한다. 시는 육아휴직 사용에 따른 소득감소를 지원하기 위한 장려금도 9월부터 지급한다. 지원금은 1인당 최대 120만원으로 부모가 각각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가구당 최대 24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대상은 가구소득이 중위소득 150% 이하면서 신청일 기준 1년 이상 계속해서 서울시에 주민등록이 된 부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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