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K] 일본서 되찾은 한벽당 편액…“보존·연구 필요해”
[KBS 전주] [앵커]
문화K 시간입니다.
오래된 한옥 건축물을 보면, 처마 아래에 건물의 역사 등을 기록한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전북의 대표 문화유산인 한벽당에도 이런 편액이 여러 개 있었지만 일부는 사라지고 없는데요,
최근 한 시민이 일본 경매에서 사라진 한벽당 편액을 되찾아왔습니다.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미술에 관심이 많은 고창진 씨.
지난 6월, 일본의 한 온라인경매 사이트에서 낡고 오래된 나무 판자를 발견했습니다.
판자에 새겨진 '한벽당 중수운'이라는 글귀를 보니, 이국땅에 있어야 할 물건이 아니라는 생각에 낙찰받아, 한국으로 가져왔습니다.
[고창진/제주도 제주시 : "거기(일본 경매)에 이런 문화재라는 게 보였다 하면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다 구매를 하지 않겠습니까? 가져와야 하니까요."]
"중수가 지금에야 이루어지니 두려운 것은 가고 가을이 찾아오네. 선조가 노닐던 자취는 천 년 동안 유독 하나의 누각이라네."
건물 명칭이나 보수 기록 등을 기록한 일종의 액자인 편액.
한벽당을 지은 조선 건국 공신 최담의 후손들이 낡은 한벽당을 고치면서 쓴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진돈/전라북도 문화재위원 : "자기 선조, '월담' 공에 대한 것을 시로써 남겨놓은 거예요. 중수(건물 보수)를 할 때 운을 맞춰서 시를 거기(편액)에 지어서 개청한 거예요."]
완산 8경의 하나이자, 호남의 명승으로 이름난 한벽당.
옛 선조들이 풍류를 즐기던 곳으로, 오랜 시간 지역민들의 쉼터로 자리매김하면서 전라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한벽당에 붙어 있는 편액에는 전주를 대표하는 서예가 강암 송성용 등 당대의 문장가들이 쓴 글씨와 시 등이 적혀 있고, 6백 년 넘는 한벽당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관리 부실로 인해 일부는 사라지거나 도난당했고, 그 중에 하나가 이번에 일본에서 발견된 겁니다.
[최병철/전주 최씨 후손 : "(편액을) 발견했다. 소리를 듣고 아주 기뻤습니다. 수백 년 전에 것도 있을 텐데 다 없어지고 임진왜란 때 없어지고, 그 뒤에 6.25 때 또 없어지고…."]
오랜 시간 풍류객의 놀이터이자,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었던 한벽당.
전북의 전통 문화유산과 관련된 기록물이 흩어지고 사라지지지 않도록 관리와 보존 방안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촬영:VJ 이현권/종합편집:최승리/문자그래픽:박유정
이수진 기자 (elpis10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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