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억원어치 위스키·와인이 북한으로…북, 중국서 고급 주류 수입액 급증
북한이 올해 중국에서 위스키와 와인 등 고급 주류 수입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이 고급 주류를 유엔 안보리가 금지한 ‘사치품’으로 규정한 것과 달리 중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24일 중국 해관(세관)이 발표한 해관총서의 북중 무역 세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북한은 위스키 등 증류주 및 와인을 550만 달러(약 73억5400만 원)어치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 보면 위스키와 보드카 등 증류주가 약 355만9000 달러, 와인이 194만9000 달러였다.
이는 2022년 한 해 동안 북한이 기록한 증류주 수입액 328만 달러와 와인 수입액 96만 달러, 즉 전체 고급 주류 수입액 424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경 봉쇄가 이뤄졌던 시기 이전보다도 더 높아진 것이다. 북한의 2019년 고급 주류 수입액은 1274만 달러로 올해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지만, 1년 총 수입액이 649만 달러와 228만 달러를 기록한 2018년과 2017년의 월 평균 수입액은 올해보다 더 적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2019년 수준에 근접하는 것은 물론 2018년 수입액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증류주의 종류는 7가지다. 이 중 위스키가 212만4000 달러어치, 양으로는 13만3000 리터가 수입돼 다른 주류보다 월등히 많은 양을 기록했다. 이어 108만6000 달러 (4만3000 리터) 수입액을 기록한 ‘포도주나 포도즙을 짜낸 찌꺼기에서 얻은 증류주’와 수입액 27만6000 달러의 ‘기타 증류주’가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그 밖에 중국술인 백주(바이주)와 러시아술인 보드카가 각각 7만1000 달러어치와 7만 달러어치 수입됐고, ‘리큐르 코디얼’과 ‘진 제네바’가 각각 수입액 3000 달러와 543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와인의 경우 ‘2리터 이하 용기에 담긴 포도주’ 163만7000 달러 어치가 북한으로 유입됐으며, ‘2리터 초과 10리터 이하 용기에 담긴 포도주’가 수입액 30만 달러로 그 다음이었다. 스파클링와인으로도 불리는 발포성 포도주는 1만2000 달러 어치가 수입돼 3위를 기록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메릴랜드대 교수는 미국의 소리(VOA)에 “과거에는 이런 종류의 상품(고급 주류)은 보통 외국인 관광객이 호텔에서 찾는 것으로 간주됐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전혀 없는 만큼 이는 분명 북한 내부를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요즘 엘리트층은 물건을 수입해서 더 비싼 값에 팔아 큰 이익을 남기는 사업가들”이라며 “그런 부류의 사람들, 즉 성공한 사업가들이 주류를 구매하고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애주가와 애연가인 것으로 잘 알려진 김정은 위원장은 위스키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앤서니 글리스 영국 버킹엄대 교수는 과거 김정은 전속 요리사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은 특히 블랙라벨과 헤네시 같은 유럽산 고급 양주를 즐겨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블랙라벨은 영국 스코틀랜드가 본산지인 유명 위스키 브랜드 ‘조니워커’ 계열 제품 가운데서도 고급에 속하고 프랑스 브랜드로 헤네시 코냑으로도 불리는 헤네시는 브랜디의 대명사로 통한다. 담배의 경우 김정은은 명품 브랜드로 유명한 입생로랑에서 만드는 담배를 즐겨 피우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06년 채택한 대북 결의 1718호를 통해 북한의 사치품 수입을 금지했으며 2016년 채택한 2270호와 2321호에도 대북 사치품 거래 금지 규정을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미국과 한국, 일본, 유럽연합(EU)이 발표한 대북 제재 사치품 목록에는 위스키와 와인 등 고급 주류가 포함돼 있다. 반면 북한의 최대 무역국인 중국은 사치품 목록을 작성하지 않고 있어 중국으로부터 고급 주류와 같은 사치품이 대거 반입되고 있어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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