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반란 두 달 만에 비행기 추락사… 예고된 죽음?

유태영 2023. 8. 2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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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탄 비행기가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북서부 지역에서 추락해 탑승자 10명 전원이 사망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항공교통국은 "오늘 저녁 트베리 지역에서 발생한 엠브라에르 비행기 추락 사고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며 "승객 명단에는 프리고진의 이름이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이 사망했다는 러시아 당국이나 서방 정보당국의 공식 확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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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그룹 수장 사망 미스터리
모스크바에서 이륙한 전용기 추락
탑승자 10명 전원 숨져… 시신 수습
러시아 당국 공식 사망 확인 안 나와
일각선 “방공무기에 격추당해” 주장
푸틴 대통령 ‘피의 보복’ 관측도
보고 받은 바이든 “난 놀랍지 않아”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탄 비행기가 2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북서부 지역에서 추락해 탑승자 10명 전원이 사망했다. 24시간 만에 종결된 무장 반란을 일으킨 지 꼭 두 달 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피의 보복’을 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바그너그룹 수장 에브게니 프리고진. AFP 연합뉴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항공교통국은 “오늘 저녁 트베리 지역에서 발생한 엠브라에르 비행기 추락 사고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며 “승객 명단에는 프리고진의 이름이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을 이륙해 프리고진의 고향이자 바그너그룹 본사가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이 비행기에는 승객 7명과 승무원 3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 중에는 바그너그룹의 2인자인 드미트리 우트킨도 포함돼 있었다. 러시아 언론들은 사고 현장에서 시신 10구가 모두 수습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진 전용기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서부 트베리 지역으로 추락한 뒤(맨 위 사진) 지면과 충돌해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불타고 있다(가운데 사진). 이후 잿더미만 남은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사고를 수습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프리고진을 포함한 10명의 탑승자가 전원 사망했다. 그레이 존·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제공
프리고진이 사망했다는 러시아 당국이나 서방 정보당국의 공식 확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프리고진이 여러 개의 여권을 갖고 있으며, 대역을 내세워 그의 이름으로 여행하게 하는 일도 많다며 사망을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바그너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 존’은 “바그너그룹 수장, 러시아의 영웅, 조국의 진정한 애국자 프리고진이 반역자들의 행동의 결과로 죽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휴가차 머물고 있는 네바다주 타호 호수에서 비행기 추락 사고에 관한 보고를 받고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지만 난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고 백악관 풀기자단이 전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배후에 있느냐는 질문에는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난 답을 알 만큼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독살 위기를 모면한 ‘푸틴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처럼 프리고진이 암살 표적이 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나라면 먹는 것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푸틴은 보복의 사도”라고 했다.
사고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앞으로도 규명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러시아 분석가 키어 자일스는 워싱턴포스트에 “러시아에서 투명하고 신뢰할 만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그레이 존은 사고 비행기가 러시아군 방공 무기에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사고기가 전혀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다가 뭔가에 큰 충격을 받은 듯 순식간에 수직으로 추락한 모습에 주목했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사고기는 6시19분 갑자기 아래로 향해 30초도 되지 않아 운항고도 8.5㎞에서 2.4㎞를 내리꽂았다. 비행기는 수㎞씩 상승과 하강을 거듭하다가 결국 떨어졌다. 마지막 신호가 기록된 시각은 오후 6시20분이었다. 목격자들은 비행기가 들판에서 화염에 휩싸이기 전 두 차례의 폭발음이 났다고 현지 언론에 말했다.

크레믈궁은 이번 사고와 관련한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승리한 쿠르스크 전투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했으나 프리고진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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