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리스크에… 5연속 금리 동결·2024년 성장률은 낮춰
중국 침체 등 대외 불확실성 고려
가계부채 등 금융 불안에 경계감
3.75%까지 인상 가능성 열어둬
2023년 성장률 전망치는 1.4% 유지
2024년 전망치 0.1%P 내린 2.2%로
하반기 소비회복·수출 부진 완화
‘상저하고’ 기조 그대로 유지 예상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5회 연속 동결했다. 최근 중국 부동산 불안발 경기 침체 우려 등 대외적인 경기 불확실성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도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안 요인에 대한 경계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유지하고, 내년 전망치는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중국 경제 불안 요인이 내년에 반영되면서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 안팎)으로 안정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경기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다, 가계부채 흐름도 유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동결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시점에 관심이 쏠려 있지만, 한은은 이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날 금통위원 6명은 모두 향후 금리를 3.75%까지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 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긴축(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2%포인트로 이미 사상 최대 격차 보이고 있는 한·미 금리 차도 부담이다.
이 총재는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물가 변동성도 같이 높아질 수 있어 필요한 시점에 대응하기 위해선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놔야 한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기 때문에 (연내)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고 못 박았다.
다만 올해 ‘상저하고’(상반기 저성장, 하반기 반등)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가 하반기 이후 완만한 소비 회복, 수출 부진 완화 등으로 점차 나아질 것으로 봤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경기가 반등하고, 중국인 관광객 유입 등으로 중국 경기 부진 영향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총재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 상황을 볼 때, 내년에도 중국 경제가 빨리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져 성장률을 조정했다”며 “부동산 위기 등으로 중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은 커졌으나 지난 예상보다 (중국 경제 성장 전망이) 크게 낮아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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