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세계에서 가장 '과소 평가'된 선수"…우리는 여전히 '아시아 저평가' 시대에 살고 있다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됐던 장면은 모이세스 카이세도(첼시)의 데뷔전이었다.
카이세도는 무려 1억 1500만 파운드(1966억원)의 EPL 역대 이적료 1위 기록을 세우며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역대 1위 몸값의 첼시 데뷔전에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첼시는 지난 21일 열린 EPL 2라운드 웨스트햄과 경기에서 1-3으로 패배했다. 후반 16분 교체 투입된 카이세도는 실수를 연발했고, 특히 후반 추가시간 상대에게 태클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결국 마지막에 1골을 더 내준 첼시의 1-3 완패. 악몽과 같은 데뷔전이었다.
그리고 또 한 경기에서 데뷔전치른 선수가 조용한 이슈를 받았다. 바로 일본 대표팀 주장 엔도 와타루의 리버풀 데뷔전이다. 엔도의 이적료는 1620만 파운드(276억원)로 카이세도와 7배 이상 차이가 났다. 하지만 데뷔전은 엔도의 완승이었다.
리버풀은 지난 19일 본머스와 2라운드에서 3-1 완승을 거뒀다. 엔도는 후반 18분 교체 투입됐다. 카이세도와 비슷한 시간에 출전했지만 활약상은 달랐다. 엔도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선전했다. 패스 성공률 88%, 태클 1회 성공 등을 기록했다. 엔도는 찬사를 받았다.
많은 리버풀 팬들이 "카이세도보다 엔도가 낫다"고 평가했다. 물론 리버풀이 카이세도 영입을 추진하다 첼시에게 빼앗긴 앙금이 더해진 평가이기는 하지만, 이 평가를 완전히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영국의 유력지 '가디언'도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가디언'은 "엔도는 리버풀에서 성공할 수 있고, 카이세도보다 더 나은 계약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분석은 유럽이 여전히 아시아 선수를 '저평가'한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로 이어졌다. '가디언'은 "아시아 선수들은 그들이 받아야 할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토트넘의 손흥민과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의 미토마 카오루 역시 가진 재능과 노력에도, 아시아 선수는 마땅히 받아야 할 존경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에 대해 "손흥민은 세계에서 가장 과소 평가된 선수로 묘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손흥민은 기술적으로 훌륭한 선수지만, 그의 겸손함, 아버지의 엄격한 훈련 스타일 등 다른 대륙 선수들에게서 나오지 않는 이야기들이 많이 보도됐다. 다른 대륙의 선수들에게도 아들의 성공을 돕기 위해 희생한 부모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고 지적했다. 즉 손흥민의 축구 선수로서의 가치 보다 축구 외적인 모습에 더욱 포커스를 맞췄다는 의미다.
엔도에 대해서도 "엔도는 훌륭한 자질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리버풀이 카이세도를 놓치고 엔도를 영입했을 때. 화려함과 흥분은 사라졌다. 아시아 선수였기 때문이다. 저평가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엔도가 아르헨티나, 독일 또는 프랑스 국적이었다면 훨씬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박지성의 이름도 거론했다.
이 매체는 "많은 아시아 선수들을 유니폼 판매용으로 바라봤던 시절이 있었다. 2005년 박지성이 맨유로 이적했을 때 그렇게 바라봤다. 박지성은 올드 트래포드에서 7년 동안 종종 그런 고정관념에 부딪혔다. 하지만 박지성은 기술적으로 재능이 있는 선수였고, 경기장에서 성과로 보여줬다. 업적을 일궈냈다"고 평가했다.
[손흥민, 박지성, 엔도 와타루, 미토마 카오루.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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