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류 지점 다다르자 "나가라"…후쿠시마 앞바다 경계 삼엄

김현예 기자 2023. 8. 2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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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만의 바다 아냐"…현지 선장도 개탄
[앵커]

오늘(24일)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원전 앞바다까지, 저희 김현예 특파원이 배를 직접 빌려서 그 앞까지 가봤습니다.

방류 직전까지 있었는데, 김현예 특파원의 보도로 당시 상황 직접 보시고, 또 현장에 불러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오전 일찍 취재진이 배에 오르기 전, 해상보안청 관계자가 일일이 물품을 확인합니다.

테러 위험을 이유로 원전 앞바다로 나가는 선박을 일일이 점검하는데, 평소와 달리 더 오래 걸립니다.

배를 탄지 2시간이 지나자 오염수 탱크가 한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는 지금 후쿠시마 원전 바로 앞에 나와 있습니다.

원전 5호기와 6호기 앞에서 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오염수 방류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도쿄전력의 허가 없인 더 가까이 갈 수 없습니다.

[{몇 ㎞ 정도인가요?} 300m. {300m요?}]

방류 지점에 가까워지자, 경계는 더 삼엄합니다.

현지 언론이 표시 안쪽으로 들어가자,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나가라고 경고합니다.

지금 10시가 조금 안 된 시각인데 몇 시간 뒤면 이곳에서 오염수 방류가 시작됩니다.

삼중수소는 알프스 설비로 걸러지지 않아, 바닷물로 희석돼 방류됩니다.

배가 원전 앞바다에서 끌어올린 물을 제가 한번 담아보겠습니다.

이 바닷물은 이제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다시 뜰 수 없는 물이 됐습니다.

바다를 둘러본 선장도 착잡함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쿠시다 카쓰미/선장 : 이것(방류)에 대해 정말 국가가 책임지겠습니까? 도쿄전력이 어민들을 책임지겠어요? 이것은 틀림없이 세계의 바다예요. 일본만의 바다가 아닙니다.]

[앵커]

원전 앞바다까지 배를 타고 직접 갔던 김현예 특파원이 나와있습니다.

김 특파원, 오늘 꽤 원전 가까이 다가간거 아닌가요?

[기자]

네, 배를 타고 원전에서 300미터 떨어진 곳까지 다녀왔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대로 일본 해경이 저희 취재진이 배에 오르기 전에 꼼꼼하게 검사를 했는데, 알고 보니 해경은 물론이고 도쿄전력에까지 JTBC가 배를 빌려타고 바다로 나간다, 이런 사실이 통보된 상태였습니다.

일본이 오염수 방류에 대한 한국 언론의 취재에 얼마나 민감한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앵커]

김현예 특파원이 원래 방류하는 모습까지 다 지켜보려 했는데, 워낙 파도가 거세게 치는 바람에 돌아올 수 밖에 없었잖아요? 그런데, 그 정도로 파도가 쳐도 그게 오염수 방류에는 전혀 영향이 없습니까? 왜냐면, 일본은 이제까지 기상 상황을 보고 방류시점을 정하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기자]

원래 후쿠시마 앞바다는 태평양을 맞대고 있어 파도가 좋은 곳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파도타기 서퍼들도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오늘 오염수 방류된 오후 1시 이후엔 특히 파고가 무려 최대 7~9미터에 달할 걸로 해경이 통보했는데요.

그럼에도 일본 당국은 기상조건이 좋아 방류를 시작했다고 하는 걸 보면, 앞으로도 파고가 오염수 방류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앵커]

김현예 특파원이 사실, 후쿠시마 곳곳을 누리면서 굉장히 오랫동안 취재를 하고 있잖아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묻고싶은데, 김현예 특파원이 가장 많이 들은 말을 꼽자면 어떤겁니까?

[기자]

가장 많이 들은 건 방류를 밀어붙인 정부에 대한 원망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후쿠시마는 12년 전 동일본 대지진 때 참사가 벌이진 곳입니다.

그런데 이곳 주민들은 이번 방류로 또 한번의 비극을 맞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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