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차훈 새마을금고 회장 등 금품비리 혐의 42명 기소

檢 6개월 수사 사실상 일단락
박차훈 회장 ‘뒷돈 수수’ 혐의
청탁 대가 ‘황금 도장’ 받기도
금품 건넨 5명도 재판에 넘겨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출자 과정에서 수억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차훈(66)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로써 검찰의 ‘새마을금고 금품비리’ 수사는 6개월간 총 42명을 기소하며 일단락됐다.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 뉴스1

서울동부지검 형사5·6부(부장검사 김해경·서현욱)는 24일 박차훈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수재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 회장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 류혁(59) 중앙회 신용공제 대표이사와 유영석(55) 아이스텀파트너스(자산운용사) 전 대표 등 5명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유 전 대표로부터 2021년 4월쯤 변호사 비용 5000만원을 대납받고, 지난해 8월엔 현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박 회장은 신용공제 대표이사인 류 대표에게 “유 대표를 통해서 변호사에게 5000만원을 추가로 드려라”, “아들 세금(증여세·양도소득세)이 많이 나올 것 같은데 유 대표에게 말해서 1억원 정도 마련해 봐라” 등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박 회장은 중앙회 선거를 위한 조직관리비용과 본인의 형사사건 변호사비를 마련하기 위해 상근이사 3명에게 1억원가량을 받기도 했다. 또 새마을금고 자회사 대표이사로 A(63)씨를 선임하는 대가로 800만원 상당 황금도장 2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 회장과 함께 기소된 류 대표는 2021년 2월부터 지난 5월까지 중앙회 대출을 희망하는 부동산개발업체 3곳으로부터 1억6607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류 대표는 2021년 5월 유 전 대표의 부탁을 받고 5100억원 규모 저금리대출을 실행시켜 중앙회에 86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유 전 대표에게는 대출을 유리한 조건으로 받을 수 있게 알선한 대가로 부동산시행업체로부터 약 51억원을 수수한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지난 1월 금감원으로부터 새마을금고 임직원 배임 혐의 관련 위법사실을 통보받고 지난 4월부터 관련자들을 차례로 기소해 왔다. 이날까지 박 회장을 포함해 42명(11명 구속기소)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범죄수익금 약 150억원도 환수했다.

박차훈 회장이 수수한 황금도장 2개. 서울동부지검 제공

검찰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는 제2금융권 중 유일하게 전국 모든 지방자치단체에 지점이 있고, 이용 고객이 2180만명에 이르는 서민 금융기관”이라며 “대내외적인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이 기소되면서 중앙회는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기소될 경우 행안부 장관은 회장의 직무 정지를 명할 수 있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