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에 상인만 죽어나… 정치권이 과학적 정보 알려야” [日 오염수 방류]
인파 북적이던 시장, 상인 더 많아
“하루 2~3팀 받기도 어려워” 한숨
손님 “앞으론 회 먹기 꺼려질 것”
“원전 사고 때도 문제 없었는데…
겁먹기보단 차분히 대처” 목소리
매출 모니터링 뒤 대책 촉구 방침
“버티기 힘들다.” “죽어날 판이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방류한 24일 전국 수산물시장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드물게 시장을 찾은 손님들도 “생선을 덜 먹거나 안 먹게 될 것 같다”며 조심스러워했다. 이날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건물 외벽에는 상인들의 절박한 외침인 냥 ‘우리 수산물 안전 이상 없다! 안심하고 소비합시다!’라는 펼침막이 걸려 있었다. 상인들은 정치권이 과학에 기반한 정보를 제공해 국민을 안심시키기보다 불안을 조장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텅빈 시장엔 한숨만 가득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24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상인들의 불만은 정치권으로 향했다. 신동아수산물종합시장 한 활어가게의 김영순(72) 대표는 “‘가짜뉴스’ 때문에 죽어나는 것은 상인들”이라며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는 이미 결정된 것이고, ‘안심하고 먹어라’고 해도 부족할 판에 정치인들이 나서서 ‘(수산물을) 먹지 말라’고 부추기면서 국민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꼼장어가게 송용주씨도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곧바로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닌데, 정치인이나 언론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고 질타했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만난 상인들도 소비 침체를 걱정하며 정치권과 언론이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도록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건어물을 판매하는 김모(63)씨는 “솔직히 말해 원전사고가 일어났을 때도 아무 문제 없이 잘 먹었는데 지금 오염수 방류한다고 뭐가 달라지느냐는 손님들도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 사이에선 실제 매출이 많이 감소하진 않았다는 희망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노량진수산시장 차 상인회장은 “경제가 어려운 것도 있고 원래 7, 8월이 수산물 소비 비수기”라며 “곧 차례상에 문어나 젓갈이 올라가는 추석이 다가오니 관건은 그때부터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통영중앙시장을 찾은 한 시민은 “정치권에서 불안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방류가 시작돼 수산물을 먹는데 찝찝하기야 하겠지만,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결과가 있지 않냐”고 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윤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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