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이선균, "신인 감독 유재선, 눈치 보지 말고 테이크 많이 가달라고 했다" [인터뷰③]

이하늘 2023. 8. 2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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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현수 役 이선균 인터뷰
오는 9월 6일 개봉

[텐아시아=이하늘 기자]

배우 이선균.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잠'(감독 유재선)의 배우 이선균은 함께 호흡을 맞춘 유재선 감독에 대해 언급했다. 

배우 이선균은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잠' 인터뷰에 나섰다.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와 수진(정유미)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우 이선균은 자기도 모르게 벌어지는 ‘수면 중 이상행동’으로 인해 잠들기 두려운 남편인 '현수' 역을 맡았다. “누가 들어왔어”라는 낯선 목소리와 함께 초점 없는 눈빛으로 공포를 자아낸다.

이선균은 기자간담회에서 '잠'을 선택한 이유가 "군더더기 없는 시나리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추가로 그는 "'잠'의 러닝타임도 별로 길지 않지만, 거의 90퍼센트 이상 담겼다. 욕심을 내고 결정하지 못하는 것보다 되게 일상적인 심플한 재미를 넣으신 것 같다. 촬영할 때도 정확한 콘티를 가지고 쭉 가는 것으로 진행하다 보니 버릴 것이 활용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유재선 감독은 소위 '봉준호 키드'라고 불리면서 '옥자'의 연출부로 일하기도 하고 푸근한 외모까지 닮아있다. 이에 관해 이선균은 "'정말 닮고 싶어 하는구나'가 많이 느껴졌다. 유재선 감독이 좋았던 부분은 솔직하고 자신의 포장이나 방어막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꾸밈이 있는 것보다 솔직하게 장르적으로 녹여내려는 부분이 비슷하다. 촬영장 마지막에 봉준호 감독이 오셨다. 너무 큰 힘이 되어주셨다"라며 존경심을 표했다.

이어 "(촬영 당시가) 감독님이 결혼 준비하실 때였다. 영화 끝나고 3개월 후에 결혼하셨다. 예의 바르시고 침착하시다. 굉장히 다정하고 스윗하게 표현하고 싶어 하셔서 닭살이 돋아서 힘든 부분도 있었다. 어떤 생각하는 것이 부딪힘이 있지 않나. 저의 고충도 들어간 관계를 설정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이선균.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인터뷰에서 유재선 감독은 "이선균 배우는 연구를 많이 해오시는 편"이라고 언급하며 준비성 철저한 모습을 칭찬하기도 했다. 이 말을 들은 이선균은 "유미는 의견을 내는 편이 아니다. 내가 더 나이가 많다 보니 신인 감독이 눈치 보지 않고 원할 때까지 테이크를 많이 가달라고 했다. 리액션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니, 이 장면에 계획적으로 낭비 없이 영화를 잘 만든 것 같다. 촬영의 90퍼센트 이상 담았으니 플랜을 잘 짠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시나리오 안에서 그려진 '현수'를 어떤 식으로 해석했냐고 묻자 "대본에는 '현수'가 심한 이상행동을 한다. 노력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을 자는 캐릭터이지 않나. 그런 행동들이 '수진'에게 영향을 주는 것 같지만 생각 없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하려는 노력이 아니냐는 생각했다. '만약 현수라면 이렇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제안했던 것 같다. 정유미 배우와 연기를 할 때, 그런 부분이 감정적으로 변하게 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홍상수, 봉준호 등 거장 감독들과 작업을 해온 이선균에게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느냐고 묻자 "더 만나고 싶은 감독들 많다. 만난 것 자체가 너무 운이 좋았다. 좋아하는 작품을 연출하는 감독과 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 않나. 다른 감독님하고도 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어떤 감독님과 하고 싶다는 욕심보다는 지금처럼 잘하고 싶다. 이걸 해내면 어떤 것이 주어지는 것 같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선균은 작품마다 팔색조처럼 변신하며 관객들을 놀라게 하는 배우. '끝까지 간다', '화차', '내 아내의 모든 것', '킬링 로맨스', '나의 아저씨' 등에서 각기 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바 있다. 앞으로 도전해보고픈 장르에 관해 "원한다고 주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방향이나 목표는 잘 안 정했다. 디즈니 플러스 '무빙'을 보다가 히어로물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엑스 맨' 같은 것도 좋아한다. 너무 재밌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무빙' 중에서 어떤 캐릭터를 해보고 싶냐고 묻자 "별거 없어 보이는 능력을 갖춘 역을 해보고 싶다. 마블보다는 엑스맨을 좋아한다. 너무 있어 보이지 않나"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잠'은 오는 9월 6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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