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현대엘리베이터 사내이사 자리 내려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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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 케이시지아이(KCGI) 자산운용이 현대엘리베이터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사내이사직 사임을 요구했다.
지난 23일 행동주의 펀드 케이시지아이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에 공개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케이시지아이자산운용은 서한에서 이사회의 전면 개편을 요구하며 현정은 회장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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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 케이시지아이(KCGI) 자산운용이 현대엘리베이터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사내이사직 사임을 요구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쪽은 “요구 내용을 면밀히 파악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3일 행동주의 펀드 케이시지아이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에 공개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케이시지아이자산운용은 서한에서 이사회의 전면 개편을 요구하며 현정은 회장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현 회장의 △과다 연봉 수령 △이해관계 상충 △과도한 겸직 등이 문제라고 본 것이다. 이밖에 현대엘리베이터의 자본정책 개선, 자회사 관리, 중장기 수익성 사업 전략도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케이시지아이자산운용은 주주서한에서 “일련의 소송 당사자인 현 회장이 회사의 상근이사와 이사회의장직을 유지하는 것은 심각한 이해관계 충돌 우려가 있으며 이에 대한 적격성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 회장이 △지난 3년간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 참석율이 50%에 미치지 못한 점 △기업 실적이 부진한 지난 3년 동안 현대엘리베이터와 계열사로부터 120억 넘는 보수를 수령한 점도 문제라고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이에스지(ESG, 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으로 구성돼있다. 현 회장은 2004년 3월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사내이사직을 맡고 있다. 상반기 16억3200만원(성과급 포함)의 보수를 받았다. 현 회장은 그밖에 현대아산, 현대무벡스,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다국적 승강기업체 쉰들러그룹과의 소송에서 최종 패소해 이자비용을 포함해 약 2800억원을 현대엘리베이터에 배상한 바 있다. 쉰들러는 현 회장이 파생금융 상품 계약으로 현대엘리베이터에 7천억원 가까운 손해를 입혔다며 2014년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고, 올해 3월 대법원은 현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확정했다. 이밖에 별건의 주주대표소송과 아이에스디(ISD) 소송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주서한은 케이시지아이자산운용의 수탁자 책임 활동의 첫 번째 사례다. 케이시지아이자산운용은 행동주의 펀드인 강성부펀드(KCGI)가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해 15일 재출범을 알렸다. 보통주 2% 이상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케이시지아이자산운용은 서한에 대한 답변을 살펴본 뒤 추가 활동을 검토할 예정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전달받은 주주서한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검토한 후에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법원 판결을 통해 회사에 중대한 손해를 끼쳤다는 점이 인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이사회나 감사위원회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지배주주가 여전히 사내이사로 버티고 있기 때문에 이사회가 어떤 견제나 감시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태”라며 “망가진 지배구조를 복구하려면 현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주서한이 발송된 23일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반짝’ 오름세였다가 24일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23일 전 거래일보다 5.12% 상승한 4만9300원을 기록했다가 24일 4.46% 하락한 4만7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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