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리당략보다 신념 앞세운 ‘미 보수정치의 이단아’ 잠들다

한겨레 2023. 8. 2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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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아버지가 모두 해군 4성 제독이다.

본인도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 베트남전쟁 때 참전했다가 격추당해 포로가 됐다.

이때 깔끔한 승복 연설을 해 미국 사람들이 좋아했다나.

그때그때 미국 국익이 그의 '원칙'이었던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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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역사다]

[나는 역사다] 존 매케인 (1936~2018)

할아버지, 아버지가 모두 해군 4성 제독이다. 본인도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 베트남전쟁 때 참전했다가 격추당해 포로가 됐다. 1967~1973년 포로수용소 생활 뒤 장애를 얻은 채 돌아왔다.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전쟁 영웅의 모습이다.

1981년 대령으로 전역하고 정치를 시작했다. 공화당 소속으로 애리조나주에서 1983년 연방 하원의원에, 1987년 배리 골드워터 은퇴로 자리가 빈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6년 임기 상원의원에 여섯번이나 당선되며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됐지만, 전임자 골드워터처럼 대권 운은 없었다. 매케인은 2000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조지 W. 부시에게 밀렸고, 2008년 대선 때는 공화당 후보가 됐지만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졌다. 이때 깔끔한 승복 연설을 해 미국 사람들이 좋아했다나.

“원칙의 정치인”이라는 좋은 평가가 있다. 당리당략보다 소신이 먼저였다. 뇌수술을 받고 얼마 안 돼 아픈 몸을 이끌고 ‘오바마케어’ 표결에 참여해, 공화당 대신 민주당에 표를 던진 일화가 유명하다. 편가르기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매버릭”(이단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반대 평가도 있다. 군비 확산에 찬성하고 이라크 전쟁을 옹호했다. 그때그때 미국 국익이 그의 ‘원칙’이었던 셈.

같은 공화당 정치인이자 대권 후보였지만 도널드 트럼프와 여러모로 비교된다. 매케인은 요즘 보기 드문 점잖은 보수였다. 복지나 인권정책도 그랬고, 포퓰리스트인 트럼프와는 정치 스타일도 달랐다.

매케인과 트럼프는 악연이 깊다. 트럼프는 매케인을 “전쟁 때 포로로 잡힌 루저(패배자)”라 모욕했다. 2018년 8월25일 매케인이 숨졌을 때, 장례식에 초대받지 못한 트럼프는 골프를 치러 갔다. 죽은 매케인을 두고두고 조롱했다. 트럼프는 대가를 치렀다. 2020년 대선 때 매케인의 아내와 딸은 공화당 트럼프 대신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의 편을 들었다. 애리조나 표가 민주당 쪽으로 넘어갔고 트럼프는 낙선했다. 이 악연이 2024년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나 궁금하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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