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NGO] 기후위기가 더 떠들썩한 목소리를 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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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영감을 주는 컨텐츠를 만들고 싶다!'라는 열정과 포부를 가졌던 어린 시절, 광고와 마케팅은 저에게 꿈의 직무였습니다.
창의적인 방식으로 같은 현상을 다르게 전하며 컨텐츠를 통해 세상에 영감을 주고 싶었고, 광고대행사는 저에게 그런 즐거움과 보람을 온전히 느끼게 해줬습니다.
제가 낸 전략과 아이디어가 실제로 광고의 형태로 세상 밖으로 나와 좋은 반응을 얻게 되는 그 과정은 정말이지 너무 짜릿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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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NGO]
이세라 | 기후솔루션 커뮤케이션 총괄
‘세상에 영감을 주는 컨텐츠를 만들고 싶다!’라는 열정과 포부를 가졌던 어린 시절, 광고와 마케팅은 저에게 꿈의 직무였습니다. 창의적인 방식으로 같은 현상을 다르게 전하며 컨텐츠를 통해 세상에 영감을 주고 싶었고, 광고대행사는 저에게 그런 즐거움과 보람을 온전히 느끼게 해줬습니다.
국내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에 입사해 굵직한 프로젝트들에 참여했습니다. 제가 낸 전략과 아이디어가 실제로 광고의 형태로 세상 밖으로 나와 좋은 반응을 얻게 되는 그 과정은 정말이지 너무 짜릿했습니다. 그렇게 적성에 맞는 일을 즐기면서 해내고 있었지만, 어쩐지 허전함과 불안감 같은 게 느껴졌습니다.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생각과 물건을 파는 걸까?’라는 보다 근본적인 고민은 점점 깊어져 갔습니다.
어쩐지 없던 고민도 생기게 하는 10년차의 어느 날, 출근을 준비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10년 뒤 기억하게 될 오늘은 어떨까?’ 마음이 초조해졌습니다. 제가 세상에 주고자 했던 영감은 단순히 ‘제품을 팔기 위한’ 것은 아니었는데, 클라이언트의 목표에 맞추는 일을 하다 보니 ‘잘 파는 전문가’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허전함과 불안감을 채우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읽고 보았습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에스지(ESG, 환경·사회·지배구조), 기후 관련 콘텐츠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미래적인 관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와는 관련이 적은, 보다 깨어 있는 사람들이 하는 선도적인 주장과 제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여름 서울 강남역 일대에 폭우가 쏟아졌을 때, 출근 복장 그대로 하반신이 잠긴 채 두려움에 떨며 물속을 걷는데 ‘이것이 나의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세계적인 도시 서울을 보여줄 때 자주 등장하던 그 거리,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매일 피곤에 절어 오가던 출퇴근길이었습니다. 커피 마시러, 산책하러, 버스 타러, 점심 먹으러 가던 곳들이 순식간에 물에 잠기고 사람들이 맨홀에 빠져 죽는 그 중심에 저도 있었다는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았습니다.
초조하고 불안했던 마음이 ‘기후’라는 키워드에 가 닿았고, 세상이 더 관심가져야 하는 일이 마땅히 더 떠들썩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싶어졌습니다. 물건을 ‘잘 팔았던 경험’을 기반으로, 넷제로로 바뀌어가야 할 세상의 패러다임을 팔아보고 싶었습니다. 변화할 10년 뒤 세상에 영감을 주는 일을 하며, 오늘을 채우고 싶었습니다.
그런 고민 끝에 지인 소개 등을 거쳐 지난해 기후솔루션에 합류했습니다. 기후나 환경 관련 경험이 전혀 없었기에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폭 넓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소위 ‘기후판’에 더 많이 유입시켜야 한다는 대표님의 말에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사실 기후솔루션과 함께하며 제 고민이 100%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기후위기를 조금이라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찾아가는 세상에 살고 있을 제 미래를 그리며 일하게 됐습니다. 기후 이슈는 어렵지만 무엇보다 중요하고 인류 모두가 주목하는 ‘관심종목’이 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사람이 이 이야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국내외 미디어뿐 아니라, 디지털 등 다양한 방식과 채널을 통해 기후 콘텐츠를 전파하는 데 매진하렵니다. 오늘도 기후 이슈를 어떻게든 ‘잘 팔기 위한 방식’을 고민하면서 말이죠.
※‘각자도생의 시대 나는 왜 공익활동의 길을 선택했고, 무슨 일을 하며 어떤 보람을 느끼고 있는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의 투고(opinion@hani.co.kr)를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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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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