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蚌鷸之爭 <방휼지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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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조개 방, 도요새 휼, 어조사 지, 다툴 쟁.
지금의 정치권 모습을 보면 '방휼지쟁'보다 더 정확한 비유는 없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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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조개 방, 도요새 휼, 어조사 지, 다툴 쟁. 조개와 도요새가 서로 싸운다는 뜻이다. 두 세력이 한 치도 양보하지 않고 다투다가 결국 제3자에게 이익을 주게되는 형세를 비유할 때 자주 쓰인다. 방휼지세(蚌鷸之勢)라고도 한다. 어부가 이익을 본다는 어부지리(漁父之利)도 이에서 비롯됐다.
전국책(戰國策) 연책(燕策)에 나오는 이야기다. 전국시대 진(秦)나라는 천하를 제패하려고 했다. 이때 조(趙)나라와 연(燕)나라 사이에 마찰이 생겼다. 조나라는 연나라를 공격하기로 했다. 당시 연나라는 기근에 시달리고 있어 전쟁을 할 형편이 안됐다. 이에 연나라 소왕(昭王)은 협상을 위해 소대(蘇代)를 조나라 혜왕(惠王)에게 보냈다.
소대는 다음과 같이 혜왕을 설득했다. "제가 이 나라로 들어올 때 역수(易水)를 건넜습니다. 이때 조개가 입을 벌리고 볕을 쬐고 있더군요. 그런데 도요새 한 마리가 날아와 자신을 쪼자 급히 입을 꽉 다물어 도요새를 물었습니다. 둘 다 죽게될 판국이 됐지만 양보를 안하고 한창 다투더군요. 지나가던 어부가 이를 보고 힘들이지 않고 둘 다 잡아가고 말았습니다. 연나라가 조개라면 조나라는 도요새입니다. 두 나라가 싸워 국력을 소모하면 강대한 진나라가 어부가 되어 맛있는 국물로 성찬을 벌이게 될 것입니다." 조나라 혜왕은 소대의 말에 동감해 연나라 공격 계획을 중단했다.
8월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파행 일색이다. 정쟁(政爭)으로 날이 지고 날이 샌다. 경쟁국들은 경제를 성장시키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혈안이 되어 바쁘게 뛰고있는데 우리는 밤낮으로 싸우고만 있다. 이러다간 연간 경제성장률이 25년 만에 일본에 역전당할 판국이다. 지금의 정치권 모습을 보면 '방휼지쟁'보다 더 정확한 비유는 없을 듯 싶다. 사람이 조개와 도요새만도 못한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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