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칼럼] 총선 승부, `반전 리더십`에서 갈린다

2023. 8. 2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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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2024년 총선을 향한 올해 하반기 한국정치의 최대변수는 리더십이다. '여야 모두 또 비대위' 가능성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출발은 '현재 여야 리더십으로 과연 총선까지 갈수 있을까'하는 의심이다. 여당과 여권에는 대통령의 리더십도 포함된다.

여야의 리더십 위기는 '연동된 리더십 교체론(論)'으로도 이어진다. 한쪽의 리더십 교체가 다른 쪽의 리더십 변화까지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공천 리더십'이 그렇다. 여야의 리더십 불확실성에 따라 찬바람 불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리더십 위기는 대선 이후 양당이 공통적으로 겪은 겸험에 따른 것이다. 다른 게 있다면 여야의 입장에 따라 다른 내용이지만 핵심은 권력 투쟁이다. 양당의 공통경험은 당내 주류세력의 교체다. 구체적으로 한쪽은 '대통령의 당'으로, 다른 한쪽은 '이재명당'으로의 변화다.

작년 11월 초 '7% 지지율의 김기현 후보'가 대표가 되는 데에 대통령의 도움은 결정적이다. '윤안연대 표현은 무례'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 그리고 '안철수가 대표 되면 대통령 탈당할 것'이라는 언급은 '민심은 유승민, 당심은 나경원' 흐름의 반전을 가져왔다. 대통령의 '명예 당대표론'과 '당정 일체론'이 최종 결과물이다.

민주당 '성역 지키기 위원회'로도 불린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의 목표는 분명하다. '권리당원 권한 강화'라고 쓰고 '친이재명계의 계속 당권 장악'으로 읽는단다. 혁신안대로 168명 의원 중 50명이 하위 30%면 "반명친낙의 가죽을 벗겨내고 친명의 살"을 붙여 이상민 의원의 표현을 빌리면 한마디로 "개딸당" 만들기다.

'대통령의 당'이 된 국민의힘과 '이재명의 당'을 향한 민주당의 최근 행보도 비슷하다. 모두 자신의 핵심 지지층만으로 총선승리가 가능하다고 믿는 모습이다. '양당 이심전심'의 '갈라치기 정치'로 여당은 '이재명만 믿고' 야당은 '윤석열만 믿는' 적대적 공생관계다.

최대 40%까지 이른다는 무당층은 포기하고 대한민국 공동체의 '좋은 정치와 책임정치'가 가능할까? 제3당의 요구와 기대는 분명하지만 아직은 중도성향의 '틈새 정당'에 불과하다. 양당의 대체재로 자리매김하고 인식되어야 성공할 수 있는 제3당, 이번에도 쉽지는 않아 보인다.

양당의 과제는 분명하다. '권력투쟁의 정당'에서 당내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일이다. 그것이 국민의힘에게는 숙명적인 '대통령의 당'으로부터 벗어나 독자적인 존재감의 확보이고, 민주당에게는 쇄신과 통합 그리고 새로운 정체성의 비전을 찾는 일이다.. 당권을 놓고 벌이는 날 것 그대로의 '권력쟁탈 정치'가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권력으로 무엇을 누구와 함께 어떻게 할지를 놓고 경쟁하는 정치를 요구한다.

국민의힘에게는 '윤석열의 국민의힘'이 아니라 '국민의힘의 윤석열'이어야 한다. 당은 '신 적폐청산과 대한민국 정체성 복원의 정치'에서 벗어나 대선승리를 가져왔던 '중도보수연합' 재건을 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샐러리맨형 정치인'은 퇴출되어야 한다.

민주당은 '신승(2016 총선)-완승(2017 대선)-대승(2018 지선)-압승(2020 총선)의 후유증'에 따른 위선과 부패의 도덕성 위기부터 극복해야 한다. 180석 압승 후 2년 만의 0.7% 포인트 차이의 대선 분패에 따른 '대선불복 심리'도 버려야 한다. '생계형 정치인' 청산이 그 출발점이다.

여야 모두 직면한 리더십 위기의 돌파구는 검찰과 법원이 만들 모양이다. 시작은 '이재명 사퇴론'이다. 총선공멸의 위기감은 민주당에 '통합의 대동단결과 분당의 분열'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강요할 것이다. 수도권 정당인 민주당의 선택은 '김부겸 비대위' 가능성을 높인다. 총선을 향한 민주당의 전열정비다.

민주당 리더십의 변화는 '선천적 여당체질'의 국민의힘에 고민이다. '역동적인 책임과 능력의 리더십'은 물론 '정치력까지 갖춘 공천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출발은 대통령의 설득과 공감인데 지금 국민의힘 인사 중에서 이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과연 대통령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렇게 되면 여야 혁신과 통합 경쟁의 시작이다. 총선의 첫 승부, 누가 먼저 '반전의 리더십'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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