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보다 정확성’ 페어웨이 지킨 박민지, 티띠꾼 한화클래식 첫날 공동선두
“오늘 비가 와서 10번홀 원온 시도를 하지 않았어요.”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 아타야 티띠꾼(태국)이 24일 강원도 춘천의 제이드 팰리스GC(파72·6777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대회 한화클래식(총상금 17억원) 첫날 4언더파 68타를 기록, 국내 지존 박민지와 나란히 공동선두로 출발했다.
오전조 10번홀에서 출발한 티띠꾼은 전반에 버디 2개, 보기 1개로 1타를 줄인 뒤 후반에 버디 3개를 더하며 먼저 선두로 마쳤다. 오후조 선수 중에는 지난주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2연패를 달성한 한진선이 5언더파로 추월했다가 공동 3위(3언더파 69타)로 내려왔고, 이후 박민지(버디 6, 보기 2)가 18번홀(파5) 탭인 버디를 더하며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사상 최고상금 메이저대회에 걸맞게 해외파 선수들이 가세하면서 장타자들인 김아림, 티띠꾼, 방신실, 황유민 등의 드라이버샷 대결이 첫날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티샷으로 한 번에 그린을 노릴 수 있는 내리막 오른쪽 도그레그홀인 10번홀(파4)은 장타대결의 승부처였다. 왼쪽 페어웨이로 치면 330야드 길이지만 그린을 바로 노릴 경우 280야드면 원온이 되는 홀이다.
하지만 이날 10번홀에서 그린을 직접 노린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올해 LPGA 드라이버 평균비거리 269야드(17위)인 김아림은 “오른쪽 공략 각도가 좋지 않았다”며 왼쪽 페어웨이를 향해 티샷을 날렸다. KLPGA 최장타자인 방신실은 아예 드라이빙 아이언으로 티샷을 해 두 번에 끊어가는 전략을 선택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몸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첫 홀에서의 모험을 피했다.
뒷조에서 이를 지켜본 티띠꾼은 “나보다 멀리치는 김아림이 원온을 하지 않는 걸 보고 나도 포기했다”며 웃었다. 티띠꾼의 올해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266야드(23위)다.
국내 장타 3위(258야드)인 신인상 선두 황유민은 이날 거의 유일하게 ‘닥공’으로 온 그린에 성공해 버디를 낚았다. 티샷을 289야드 날려 투 퍼트로 1타를 줄이고 경쾌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성적은 장타 순이 아니었다. “장타보다 쇼트게임이 중요하다”고 한 티띠꾼이 페어웨이 안착률 71.4%(10/14)를 발판으로 타수를 줄인 반면 김아림과 방신실은 각각 42.8%(6/14), 14.2%(2/14)에 그치며 이븐파 72타(공동 26위), 3오버파 75타(공동 84위)로 부진했다. 황유민도 페어웨이 안착률 7.1%(1/14)로 2타를 잃고 공동 62위로 출발했다.
통산 4번째 메이저 우승에 도전하는 박민지는 페어웨이 안착률 85.7%(12/14)를 자랑했다. “초반에 티샷이 왼쪽으로 가 영점을 잡느라 고생했다. 메이저대회를 4언더파로 시작해 좋다”며 “매일 언더파를 치는게 목표”라고 의욕을 보였다.
박민지, 이예원과 시즌 3승 경쟁을 벌이는 임진희는 한진선, 정윤지 등과 공동 3위를 이뤘다.
춘천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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