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유상증자 또 날벼락… 뿔난 개미

신하연 2023. 8. 2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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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이어 2조 추가 증자
주가 떨어져… 목표가도 낮춰
6월엔 CJ CGV·SK이노 급락
'증자→주가 하락' 패턴 반복
목적 등 공감 땐 변동성 적어
발행 더 늘듯… 투자자 '긴장'
사진 연합뉴스.

최근 들어 코스피 상장사들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증가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본 확충을 통해 몸집을 불릴 수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투자심리 위축과 주가 변동성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고금리 상황에 자금조달 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시장에서는 하반기로 갈수록 기업의 유상증자 발행 수요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루전인 지닌 23일 2조원대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한 한화오션은 이날 종가 기준 4거래일 만에 8% 넘게 하락했다. 언론보도 등을 통해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진 지난 21일 1.31% 하락에 이어 22일에는 5% 이상내리는 등 주가가 미끄러지고 있다.

힌화오션은 올 상반기 2조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올해에만 4조원의 자본 확충이 이뤄지면서 단기 투심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유상증자는 신주발행으로 자본금을 조달, 기존 주주의 주식 가치가 희석된다는 점에서 단기 악재로 작용한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한화오션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을 조언하는 의견이 나왔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대규모 신주가 높은 할인율로 발행됨에 따라 투자 심리 훼손이 불가피해 보수적인 접근이 유효하다"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3만55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하향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초격차방산 시설투자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이 멀어 밸류에이션에 반영하기 어렵다"면서 투자의견을 '매수'(BUY)에서 '중립'(HOLD)으로 하향했다. 앞서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기업의 주가도 대부분 급락세를 보인 바 있다.

앞서 지난 6월 23일 장 마감 이후 1조원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주가가 23일 17만9670원에서 29일 15만5464원으로 4거래일 만에 13% 가량 내렸다.

같은달 20일 역시 1조원대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CJ CGV 주가는 하루 만에 21% 넘게 폭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 주가가 2008년 수준으로 회귀하기도 했다. 이들 유상증자 자금의 상당 비중이 채무상환에 쓰인다는 점도 부담을 키웠다. 이처럼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 하락이 반복되면서 시장의 부정적 인식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다만 유상증자 목적이나 당위성에 따라 시장의 해석도 달라질 수 있다.

지난 22일 유상증자를 발표한 교보증권의 경우 이번 증자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인가를 조기에 획득하겠다는 목적이 시장의 공감을 받으면서 주가가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 관련 리포트에서 "꼭 필요한 유상증자라고 하더라도 기존 주주 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신중한 결정과 완벽한 자금활용 계획이 필요하다"면서 "차입, 사채 발행과 더불어 비업무용 자산 및 비주력 사업부 매각 등 다양한 옵션을 함께 고려해 유상증자가 최적의 자금조달 방안임을 주주에게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하반기 기업들의 유상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의 유상증자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75.4% 감소한 4조1918억원(27개사)을 기록했다.

하지만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하면서 하반기에는 유상증자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기업의 경우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기존 비은행 금융기관을 통해 원활히 자금을 수급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대출과 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 환경이 상반기보다 약화된 반면 기업 자금 수요는 설비투자 전망 강황에 따라 하반기 늘어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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