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떠나야할 때?'…고민 커진 코스닥 대장들

포스코DX, 코스피 이전 임시주총서 결정
지난달 엘앤에프 이어 HLB도 검토 중
자금유입 효과·공매도 대응 차원 일환

코스닥 기업들의 코스피 이전이 줄을 잇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에 있는 코스닥 기업들이 주된 대상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포스코DX는 오는 10월5일 경기도 성남 판교사무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 폐지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하기로 했다. 안건이 통과되면 포스코DX는 유가증권시장본부의 승인을 받아 코스피로 옮길 예정이다.

포스코DX는 디지털전환을 이끄는 대표 기업으로 자본시장 내 위상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코스피로 짐을 싸는 코스닥 기업은 포스코DX만이 아니다. 올해 들어 SK오션플랜트, 비에이치가 코스피 이전상장을 마친데 이어 지난달에는 엘앤에프가 코스피 이전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자금조달을 수월하게 할 수 있고 펀드자금 유입으로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로 코스피 행을 택하지만 공매도 위협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전상장이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전상장을 하면 코스피200에 편입되기 전 수개월간 공매도 금지와 함께 기존 공매도 잔고에 대한 정리가 이뤄져 공매도를 무력화시키고 수급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상 코스닥150, 코스피200 종목에 대해서만 공매도가 허용된다.

주주들이 먼저 이전상장을 요구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에 대한 글로벌 3상 임상을 마치고 간암 1차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의 신약허가 본심사에 들어간 HLB 사례를 들 수 있다.

HLB 주주연대인 '주가행' 관계자는 "인내에 한계를 느낀다. 이런 주가조작 공매도를 방치하니 누가 코스닥 시장에 장기투자를 하겠는가"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HLB는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에서 항암제 신약허가 단계를 밟고 있음에도 공매도 공격으로 신약허가신청을 밝히기 전보다 주가가 하락했다. 21일 기준 HLB의 공매도 잔고수량은 768만주, 금액은 2335억원에 달한다.

특히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합병으로 코스닥에서 제외될 경우 HLB가 바이오기업으로는 시총 최상위권에 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주들의 불안이 더해지고 있다. 회사측도 실무선에서 코스피 이전상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LB 관계자는 "이미 코스피 이전상장을 위한 경영성과 요건이나 주식분산 요건 등은 충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학선 (naema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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