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용 변호인 압수수색...위증교사 의혹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변호인에 대해 검찰이 24일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김씨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이 위증하도록 한 혐의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위증교사, 위조증거사용 혐의를 받는 이모 변호사의 주거지를 압수 수색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지난달 27일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 변호사는 지난 5월 김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이모씨에게 위증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재판에서 이씨는 “2021년 5월 3일 오후 3~4시쯤 김씨 등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만나 회의를 했다”고 증언했다. 이날은 김씨가 성남시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불법 정치 자금 1억원을 받았다고 검찰이 의심하는 날이다.

이날 재판에서 이씨는 자신의 옛 휴대전화 캘린더에 관련 일정이 등록돼 있었다면서, 당시 일정 목록을 다른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을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재판부가 이 증언의 진위를 확인하고자 이씨에게 포렌식을 위해 휴대전화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하자 이씨는 “휴대전화를 분실했다”고 주장하며 제출을 거부했다. 이후 검찰 조사 결과 김씨는 이씨가 지목한 시간에 수원 컨벤션 센터가 아닌 성남시에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씨가 캘린더 사진을 조작한 것으로 보고, 이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하는 데 관여한 이 변호사에게 위조증거사용 혐의도 적용했다.

한편 이날 압수 수색 대상에는 이 대표의 지난 대선 선대위에서 상황실장을 지낸 박모씨, 서모씨의 사무실도 포함됐다. 검찰은 지난 17일 두 사람의 주거지도 압수 수색했다. 박씨와 서씨는 이씨가 위증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 측 변호인은 검찰 압수 수색에 대해 “증인 신문에 관여한 변호인에 대해 위증교사 혐의로 가택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군사 정권 시절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폭거”라면서 “검찰은 패색이 짙어지자 여론을 호도하고 피고인과 변호인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키려 하고 있으나,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