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2분기 실적도 ‘깜짝’…삼성·하이닉스 반도체 수혜는?

옥기원 2023. 8. 2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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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2023년 5월3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정보기술(IT) 전시회 ‘타이베이 컴퓨텍스’에 참석해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시장 예측치를 뛰어넘는 실적)’를 달성했다. 인공지능을 위한 초고성능 컴퓨팅이 필요하면서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과다. 올 하반기에도 인공지능 기술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고용량 데이터 처리를 위한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에스케이(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실적 반등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엔디비아는 23일(현지시간) 올 2분기(5~7월) 실적으로 매출 135억1000만 달러, 영업이익 68억 달러로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와 견줘 매출은 88%, 영업이익은 218% 늘었다. 주식시장에서 전망했던 매출 전망치 112억2000만 달러도 훌쩍 뛰어 넘는 실적이었다.

엔비디아는 3분기에도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매출 전망치를 160억 달러로 제시했다. 올 하반기에도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이란 기대를 반영했다. 인공지능 스타트업부터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에 이르기까지 모두 고성능 인공지능칩 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내년에 고성능 인공지능칩인 에이치100 생산량을 20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에이치100의 가격은 개당 4만달러 수준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뉴욕 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3.17% 올랐고, 장 마감 뒤 시간외 거래에서도 8% 이상 급등했다.

한겨레 그래픽

이날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인공지능 서버에 대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전세계 반도체 업계의 메모리반도체(D램) 매출이 약 114억3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20.4% 증가했다고 밝혔다. 메모리반도체 매출은 지난해 3분기부터 전 분기 대비 하락세를 이어오다 1년 만에 반등했다.

특히 트렌드포스는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35%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에스케이하이닉스의 2분기 메모리반도체 매출은 34억4000만달러로 전 분기(23억1000만달러)보다 48.9% 급증했고, 시장점유율도 24.4%에서 30.1%로 상승하며 미국 마이크론을 제치고 2위 자리를 탈환했다.

국내 반도체 회사인 에스케이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이같은 수요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엔디비아가 만드는 고성능 인공지능칩에 탑재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고 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내년 고대역폭메모리 생산능력을 올해보다 최소 2배 이상 늘릴 계획을 추진중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사장은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끝난 뒤 소셜미디어에 “북미 인공지능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내년 말 북미 고객사의 4나노미터(nm) 인공지능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올해 말로 예정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완공에 맞춰 고객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경쟁사 에이엠디(AMD)가 만드는 그래픽처리장치 개발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다만 고대역폭메모리 생산 확대에 힘입어 에스케이하이닉스 등의 실적이 완전히 반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반응도 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의 에이100 판매가는 약 1만달러지만 고대역폭메모리를 공급하는 하이닉스가 받는 돈은 200달러 수준이다. 부품 공급업체의 마진은 제한되어 있어 우리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려면 스마트폰과 피시, 가전제품 수요가 함께 살아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에스케이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보다 각각 4.22%, 1.64% 올랐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칩 제조를 담당하고 있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티에스엠시(TSMC)의 주가도 대만 증시에서 전날보다 2.17% 올랐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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