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환율·韓美금리차에도… 금리 묶어둔 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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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5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최근 불거진 중국발 리스크 확대와 미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 등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시 급등한 원·달러 환율, 사상 최대 수준의 한미 기준금리 격차,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고려하면 한은으로서는 긴축적 메시지가 필요할 수 있지만 경기를 생각하면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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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추가인상 가능성 열어둬"
경기 하방 압력에 운신 폭 줄어
■가계대출 증가·연준 금리인상 우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통위원 전원이 당분간 최종 금리를 연 3.75%로 올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시장에 추가 긴축 경고를 보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과 가계대출 증가 문제를 고려한 발언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8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새 6조원 불어난 결과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연착륙이 내가 한은 총재가 된 이유 중 하나"라고 밝히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을 점차 낮춰 간다는 데 정책당국과 한은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지난달 정책금리 상단을 0.25%p 올리며 한미금리차가 2%p로 역대 최대로 벌어진 것도 부담 요인이다. 최근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밟으면 한·미 금리 차는 2.25%p까지 벌어지게 된다.
■시장선 "당분간 동결"
이런 상황에서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선뜻 올리지 못하는 건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데다 금융시장 불안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4%로 전망했다. 지난 5월 제시한 전망치와 동일한 수준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외환위기인 1998년(-5.1%) 등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잠재성장률 2%에도 미치지 못한다.
문제는 중국발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경기 둔화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2%로 0.1%p 하향 조정했다. 중국 부동산 리스크가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면 이마저도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해외 기관들은 중국발 리스크를 반영해 최근 국내 경제 성장률을 2% 아래로 낮췄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은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1.9%로 제시했다. 이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성장률 통계가 존재하는 1954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1%대 저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금리인하 시점은 빨라야 내년 2·4분기가 될 것"이라며 "금통위원들이 고려하고 있는 최종 기준금리가 3.75%라고 언급하는 점과 올해 마지막 금통위가 11월에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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