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혁신기업] `수포자` 돕고 진로탐구까지… 미래교육 이끄는 `AI 튜터`

김나인 2023. 8. 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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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제듀, 학교 130곳 이상서 '체리팟'으로 수학학습
자체 AI 활용해 학생 정답률 17% 상승 효과
잡쇼퍼, 플랫폼 '학쫑', 희망대학 입력시 진로 추천
2200개교 중 1600곳 가입… AI어워즈 대상
이주진 제제듀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나인 기자
'체리팟' 서비스. 제제듀 제공
잡쇼퍼 서비스 '학쫑프로' 이미지. 잡쇼퍼 제공
백진헌 잡쇼퍼 CTO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잡쇼퍼 제공
잡쇼퍼 직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잡쇼퍼 제공

미래산업캐는 젊은 SW 명장들 제제듀 & 잡쇼퍼

챗GPT가 촉발한 AI(인공지능) 열풍이 교육업계로도 확산하고 있다. 젊은 SW(소프트웨어) 명장들이 AI와 SW 기술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 효과를 높여주고 현장의 가려움을 긁어주며 활약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교육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에듀테크'가 10조원 규모 시장으로 성장했다. SW로 혁신을 꿈꾸는 명장들은 모든 교육을 아우르기보다는 '잘하는 과목'에 집중한다. 대기업이 침투하지 않은 시장에 진입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 "AI로 중고등 수학교육 혁신"…'체리팟'으로 수포자 양산 막는 제제듀

"중·고등학교 수학은 문제부터 답까지 풀이과정이 굉장히 복잡합니다. 점수는 표면적인 현상에 불과한 만큼 제제듀 서비스는 자체 개발한 기술로 문제풀이 과정부터 피드백을 제공합니다."

AI 수학교육 스타트업인 제제듀 이주진 대표는 "지금까지의 에듀테크는 통계적으로 성취도를 예측하고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 방향이지만, 중·고등학교 수학만큼은 좀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며 "풀이과정을 들여다보고 피드백을 통해 맞춤형 학습이 이뤄지도록 자체 기술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2019년 8월에 창업한 제제듀는 AI를 활용해 수학 학습의 전 과정을 개인화하는 게 목표다. 현재 130개 이상 학교에서 체리팟 서비스를 통해 수학 학습을 하고 있다. 서울대 부설 학교진흥원과 수학교육에 AI를 적용하기 위한 협력을 하고 있을뿐 아니라 사범대·부설고·진흥원과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

특성화고인 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에 입학해 다수의 수학경시대회에서 수상하고 연세대학교 수학과에 진학한 이 대표는 과외를 통해 수학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만나며 수학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다. 과기정통부·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SW 인재양성 프로그램 'SW마에스트로' 7기에 도전해 AI 기반 수학교육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에 전념했다. 이후 카카오브레인에 몸담았다가 2년 만에 꿈꾸던 창업의 길을 택했다.

"이왕 할 거면 그냥 지금 하는 게 어때요?" 창업 외에 다른 길도 있었지만 퇴사한 날 바로 법인을 설립한 것은 SW마에스트로에서 만난 멘토의 응원 섞인 말 한마디 덕분이다. 창업 후 네이버의 초기 스타트업 육성기관인 D2SF에서 진행하는 '캠퍼스 기술창업 공모전'에서 선정돼 2020년 4월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같은 해 3월 퓨처플레이에서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수학교육' 한 우물을 판다. 많은 '수포자(수학 포기 학생)'가 양산될 정도로 수학은 과목 특성상 논리를 따라가지 못하면 흥미를 잃기 쉽다. 제제듀는 '체리팟'을 통해 풀이과정 중심의 개인화 수학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람의 손글씨를 인식하는 OCR 기술과 문제풀이 과정을 진단·평가하는 AI 기술이 핵심이다. 수학은 다른 교과목에 비해 문제를 푸는 데 걸리는 시간이 3배 이상 걸리고,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개념이 누적돼 학습 내용이 복잡하다. 체리팟은 사람이 일일이 문제풀이 과정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AI가 문제출제와 풀이과정 수집, 자동채점, 후속문항 출제까지 전 과정을 해 준다.

챗GPT, GPT4 등이 등장했지만, 수학적 논리구조에는 적합하지 않아 자체 기술을 개발했다. 독자 문제 엔진과 성취도 예측 검색 기술을 확보하는 데 3년이 걸렸다. 연구결과나 서비스 개발 사례가 없다 보니 직접 가설을 만들어 계속 테스트하고 알고리즘을 업데이트했다. 이를 통해 만든 '체리팟 2.0'으로 완전 AI 자동 피드백을 완료했다. 이후 자체 기술과 GPT4 등 생성형 AI 모델을 결합해 진화를 꾀하고 있다.

이 대표는 "모바일앱 출시 첫해에 시도교육청, 교육부 사업을 통해 150개 이상 학교에서 활용했다"며 "교육부 사업 당시 측정해보니 평균 16.9%포인트 정답률이 오르는 효과가 있더라. 하위권 학생들은 낮은 단계부터 하루 세 문제 일일학습을 시켜 습관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고, 중·상위권은 개념을 아는 것 같지만 빠져 있는 부분들을 찾아내 효율적으로 학습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오는 2025년 도입 예정인 AI 디지털교과서 사업 참여도 도전한다. 네이버 AI RUSH 프로젝트에 참여해 하이퍼클로바X 기반 문제풀이 피드백 서비스도 만든다. 향후 민간 교육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내년에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 한다"며 "미국은 교사들의 업무가 과중해 에듀테크 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활발한 만큼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 고액 컨설팅 없이도 AI로 학생부 관리…"'학쫑'으로 진로개발 돕는 잡쇼퍼

에듀테크 플랫폼 기업 잡쇼퍼는 진로성향 검사와 학생부 관리를 AI로 고도화했다. 입시제도 변화와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부 관리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한 학기에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액 컨설팅을 받지 않아도 AI를 통해 교육격차를 해결할 수 있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잡쇼퍼의 서비스인 '학쫑'은 AI를 이용해 학생부를 진단하고 희망대학과 학과, 교과목을 입력하면 맞춤형 진로탐구 주제를 추천한다. 이를 기반으로 진로검사 보고서를 제공한다. 특히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으로 교과 세부 특기사항이 대학 입시에서 중요해졌다. 탐구활동의 중요도가 높아졌지만 관심사나 진학하고자 하는 학과·진로에 맞는 탐구주제 선택이 어려웠다. 학쫑은 학생 맞춤형으로 탐구주제를 제공해 전국 2200개교 중 1600개교의 학생들이 가입했다. '2020 4IR 어워즈' AI 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2017년 5월 잡쇼퍼를 공동 창업한 백진헌 잡쇼퍼 CTO는 "대학을 다니며 창업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했다"며 "서비스 이용자를 만나보면서 내가 만든 서비스가 가치를 준다는 것에 매력을 느껴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학생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SW마에스트로를 접하고 신청해 8기 과정을 수료한 백 CTO는 "세상에 존재하는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풀어야 하는지 생각하는 과정이 창업뿐 아니라 대학원 진학이나 논문 작성까지 여러 방면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학생들이 쇼핑하듯 손쉽게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향하는 잡쇼퍼는 학쫑 외에도 데이터 수집·가공을 위한 '린(Lean) AI' 서비스도 개발했다. 다른 기업들도 데이터를 수집·가공하도록 열어두고, '데이터바우처' 정부 사업과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 시장 진출에도 나선다. 미국도 대학입시에서 다양한 교과·비교과 활동들을 학생들이 어떻게 수행했는지에 대해 가중치를 높게 두기 때문이다.

백 CTO는 "주변에서 많은 학생이 직업·학과 선택을 어려워하고, 잘못된 직업·학과를 선택했다며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며 "잡쇼퍼를 통해 개개인이 진로를 손쉽게 알아가고 찾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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