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네이버 ‘클로바X’, 문장 자연스럽고 한국 관련 잘 답변하지만… 질문 내용 이해 못하는 허점도

이경탁 기자 2023. 8. 2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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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3대 탕수육 맛집 답변은 클로바X가 더 잘해
길 안내는 클로바X 복잡, 챗GPT는 맞춤형 정보 제공
클로바X, 사회적 논쟁 이슈에는 답변 철저히 피해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의 메인화면.

네이버가 24일 오후 4시 베타서비스로 공개한 대화형(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클로바X’를 직접 사용해봤다. 클로바X는 네이버의 자체 초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클로바X 페이지의 첫 느낌은 오픈AI의 챗GPT와 유사했지만 한글 UI(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더 깔끔했다. 특히 홈페이지 첫 화면에 생산성 질문·상상력 질문·탐색형 질문 등을 구분하고, 어떤 질문을 할지 예시를 들어줬다. 이를 통해 생성형 AI를 사용해보지 않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챗GPT의 경우 영어 기반 페이지라 일부 사용자들의 경우 사용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클로바X는 아직 베타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어 사용자당 할당량을 3시간에 30개 대화로 제한했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생산성 관련 질문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코엑스에서 고양시 화정역으로 가장 빨리 가는 법을 알려줘’라고 클로바X에 물으니 대중교통을 통해 빠르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 챗GPT처럼 답변에 대한 호불호를 표시할 수 있고, 다른 대안 답변도 얻을 수 있다.

클로바X

다만 답변 내용은 아쉬웠다. 클로바X가 알려준 경로는 평소 기자가 가장 빠르게 다니는 방법과는 매우 다르고 복잡했다. 반면 챗GPT의 경우 평소 기자가 생각한 가장 편하고 빠른 루트를 안내해줬으며, 대중교통 뿐 아니라 자차로 이동하는 방법도 추가적으로 알려줬다.

하지만 클로바X에선 그동안 챗GPT를 사용하면서 느낀 부자연스러운 번역체 문장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일례로 ‘귀신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생각해?’라고 물으니 클로바X와 챗GPT 모두 ‘귀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은 문화적, 종교적, 철학적 배경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내용의 답변을 했다.

좀 더 자세히 답변을 보면 챗GPT는 ‘과학적인 입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거나 해석이 다양하여 논란이 많이 있습니다. 믿음은 개인의 신념체계와 경험에 근거하며, 존중할 가치가 있는 주제입니다’라는 조금은 부자연스러운 문장을 나열해 보여줬다.

한국과 관련한 답변도 클로바X가 뛰어났다. ‘한국의 3대 탕수육 맛집’에 대해 물으니 식당에 대한 답변은 달랐지만 클로바X가 더 자세히 알려줬다.

클로바X

클로바X는 대가방, 친니, 주를 3대 탕수육 맛집으로 꼽으면서 식당 설명과 함께 위치까지 알려줬다. 출처는 네이버 블로그였다. 반면 챗GPT의 경우 신성리 탕수육(서울), 대복(서울), 세운할매탕수육(부산) 정도로 식당 이름만 간단히 알려주는 정도였다.

클로바X는 사회적 논쟁이 될만한 민감한 질문은 챗GPT보다 더욱 철저하게 피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를 잘한다고 생각해? 못한다고 생각해?’라고 물으니 클로바X는 ‘인공지능 언어모델로서 정치적인 입장을 가질 수 없다’라고 답했다. 챗GPT는 이 질문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어 ‘그러면 한국 역사에서 최고의 대통령은 누구라고 보냐’고 물으니 클로바X는 역시 ‘정치적인 입장을 가질 수 없다’고 답했다. 반면 챗GPT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예로 들었다.

‘미국에서 최고 대통령이 누군지는 말할 수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중 누가 더 훌륭한지 이야기해줘’라고 물으니 클로바X는 답변을 피했고, 챗GPT는 두 대통령의 정책과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하이퍼클로바X 답변

일부 사용자들은 성향에 따라 논란이 될만한 답변을 피하는 클로바X의 정보 제공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

클로바X는 아직 질문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보인다는 모습도 보였다. ‘술자리에서 인싸되는 건배사 좀 알려줘’라고 물으니 “저는 사용자님께 부적절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라고 답변했다. 반면 챗GPT는 수십여개의 건배사를 알려줬다.

클로바X는 아직 베타서비스라 그런지 응답 속도가 챗GPT보다 느리게 느껴졌다. 서비스 오픈 시간에 맞춰 사용자가 일시에 몰렸는지 요청량이 많아 일시적인 오류로 응답할 수 없다는 메시지도 자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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