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 수업 도중 아이 쇄골 다쳐” 교사에 2600만원 요구한 학부모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법률자문단 꾸려 대응할 것”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도 교육청 제공

 
경기도교육청이 초등학교 씨름 수업 도중 다친 학생의 부모가 교사에 거액의 배상금을 요구하고 형사고소까지 한 사건 대응에 나섰다고 24일 밝혔다. 교육청은 앞으로 ‘교권 보호’에 더욱 힘쓰겠다며, 교사들의 단체행동은 다소 삼가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이날 경기도교육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상적인 교육활동 중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기관 대응이 정상”이라며 이 사례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관내 한 초교에서 A 교사가 씨름 수업을 진행하던 중 학생 B군이 쇄골을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B군의 부모는 A 교사에게 ‘정신적 충격에 따른 위자료 2000만원’에 변호사 비용 등을 더해 총 2600만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A 교사가 이를 거부하자, 학부모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그를 고소했다.

A 교사는 입대를 앞둔 2년 차로, 이번 일을 겪으며 스트레스를 받아서 병가를 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임 교육감은 “해당 수업은 매우 정상적인 교육활동이었다”면서 “수업 중 학생이 다치면 안전공제회에서 치료비 등 책임보험을 진행하면 되는데, 그 이상을 교사에게 요구하는 것”이라고 학부모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우 법률자문단을 꾸려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앞서 도 교육청은 이런 경우의 ▲법률자문단 지원을 비롯해 ▲학부모 상담 및 민원 대응 시스템 구축,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한 단계별 분리 교육, ▲저경력 교사 지원 강화 등의 내용이 담긴 교권 존중 및 교육활동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대책을 지난 16일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임 교육감은 ‘교권 보호’를 위한 교사들의 단체행동은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집회는 소통이 되지 않을 때 하는 것인데 교사들의 목소리가 외면당한 시기가 있지만 지금은 심지어 학부모를 비롯해 교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면서 “소통이 목적이 아니라면 49재 추모를 위한 것인데 추모를 위해 학교 수업을 다 멈춘다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건 이후 교사노조는 ‘49재 때 집단 연가 등 단체행동에 나서자’는 등 내용의 주장을 펴고 있다.

도 교육청은 현재 경기 지역에서만 2만4000명가량의 교사가 단체행동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