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미코 출신’ 고현정 “‘마스크걸’ 외모 콤플렉스 공감 되냐고?”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trdk0114@mk.co.kr) 2023. 8. 2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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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김모미는 극심한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다 성형수술을 감행, 예쁜 외모를 갖게 된다.

하지만 고현정은 김모미를 연기하면서 '모성애'에 집중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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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은 ‘마스크걸’에서 모성보다 부성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사진l넷플릭스
(인터뷰①에 이어) 극중 김모미는 극심한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다 성형수술을 감행, 예쁜 외모를 갖게 된다. 하지만 고현정은 1989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선’ 출신이다. 데뷔 후부터 꾸준히 ‘아름다움의 아이콘’으로 불려온 만큼, 캐릭터에 공감이 어렵지 않았을까.

그는 “생각해보면 저는 항상 2등이었지 1등을 해본 적은 없다. 미스코리아에서도 2등이었고, 드라마에서도 제가 완전히 주연인 작품을 해본 적이 있나 싶다. ‘선덕여왕’ 때도 선덕여왕이 주인공이었고, 저는 미실이지 않았나”라고 호탕하게 말했다.

이어 “외모 보다는 운이 좋은 편인 것 같다. 사회 곳곳에서 이런 일들이 있으니까 저도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것을 안 느끼고 그랬던 것은 아니다. 단지 김모미가 외모지상주의에 너무 매몰돼 있다고 생각했다. ‘어쩌다 이 인물이 이렇게까지 됐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마스크걸’에서 김모미는 김경자(염혜란 분)가 자신의 딸인 김미모(신예서 분)에게 쏜 총을 대신 맞으며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고현정은 김모미를 연기하면서 ‘모성애’에 집중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모미를 서사를 봤을 때, 혈연관계에 대해 일반적인 가치관을 가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란다.

고현정은 “제가 봤을 때 김모미는 살짝 돌아이다. 정상은 아닌 것 같다. 그렇게 때문에 모성을 표현하는 것도 달라야 한다고 생각해서 감독님과 고민을 많이 했다. 캐릭터를 표현할 때 집중했던 부분은 ‘교도소에 들어와서 10년을 지낸 사람’이었다. 김모미가 딸에 대해 가지는 생각은 모성애 보다는 염치없고 미안함이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모미가 마지막에 총을 맞고 딸을 보며 살짝 웃고 피를 토하고 쓰러지는데, 그 때 느꼈던 것은 모성보다는 부성에 가까웠다. 모성이라고 하면 ‘괜찮냐’ 물어보고 머리도 쓰다듬고 하는 건데, 부성은 위급한 상황에서 내가 얘를 지켰는지 안 지켰는지를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딸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고 안심하는 것, 그게 제가 ‘마스크걸’에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모성이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마스크걸’이 해방감을 맛볼 수 있는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고현정. 사진l넷플릭스
딸을 지키는 과정에서 대립한 염혜란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고현정과 염혜란은 극중 대척점에 서서 많은 액션을 소화했다.

고현정은 염혜란에 대해 “갑자기 친해지는 사람이 있고, 천천히 다가오는 사람이 있는데 염혜란은 후자다. 예전에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한 번 연기한 것을 기반으로 이번에 조금 더 친해졌다. 정말 긍정적인 힘이 큰 배우다. 예전에 어떤 선배님이 ‘배우가 연기를 잘하려면 착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염혜란이 그런 배우의 표본이다”라고 인간적인 면모를 언급했다.

이어 “액션 연기를 할 때 쉬었다가 가면 아무래도 텐션이 떨어지지 않나. 그런 텐션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했다. 둘 다 대역 없이 했는데 건질 수 있는 장면이 많았다. 웬만한 것은 다 부딪혔다. 차에 부딪히는 것도 제가 했고 떨어지는 것도 했다. 그런 장면을 만들기 위해 같이 해준 배우, 모든 에너지를 쏟아준 스태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고현정에게 또 한 번의 도전이자,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마스크걸’. 이 작품은 그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

“‘마스크걸’은 마지막 결말 부분이 해방 같아요. 촬영장에서 해방이라는 감정을 느낄 정도로 감독님도 정말 좋은 분을 만났죠. 여성, 모성 이런 것이 아니라 개인의 해방감을 맛볼 수 있는 그런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으로 소비되고 어떤 역할이든 많이 쓰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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