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마스크걸’ 고현정 “개인사 보다 작품으로 주목 받고파”

배우 고현정(52)이 파격의 ‘마스크걸’로 돌아왔다. ‘아름다움의 아이콘’이었던 그는 이 작품에서 더벅머리 변신과 함께 액션 연기를 오롯이 소화하며 압도적 열연을 펼쳤다.

지난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극본·연출 김용훈)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고현정은 처음 ‘마스크걸’ 대본을 봤을 때를 떠올리며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라고 생각했다. 제가 예능프로그램을 나가거나 SNS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지 않나. 저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으니까 항상 비슷한 역할을 맡았는데, 장르물이 들어와서 ‘무조건 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주인공 김모미 역할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 배우가 나눠 연기했다. 외모 콤플렉스로 얼굴을 숨긴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는 김모미는 신인 이한별, 생각지도 못했던 사건에 얽힌 이후 몰라보게 달라진 외모를 갖게 된 김모미는 나나가 맡았다. 또 시간이 흐른 뒤 세상을 시끄럽게 한 사건의 범인으로 교도소에 수감된 김모미는 고현정이 완성했다.

고현정은 “한 역할을 세 사람이 한다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면서 “항상 혼자서 이고지고 가고 아무 도움 없이 혼자 해야 되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여러 배우들과 협력해야 하지 않나. 특히 김모미 한 사람의 역할을 세 사람이 해야 하니까 정말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게 진짜 제가 원하던 것이어서 꼭 성공적으로 마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함께 김모미 역할을 한 배우 나나, 이한별에 대한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다.

먼저 고현정은 이한별을 언급하며 “데뷔작인데, 굉장히 차분하고 내공 있어 보이게 해서 첫 작품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작발표회를 할 때도 ‘이런 생각을 하면서 김모미를 연기했다’면서 자기 생각을 잘 펼치더라. ‘내공이 있는 배우가 되겠다’라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가 궁금해졌다”고 이야기했다.

나나에 대해서는 “제가 스탠바이 하고 있는 상태에서 나나를 만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차에서 내릴 때부터 거의 김모미 상태로 예열을 했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연기하는데 도움을 받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교도소에서 때려서 독방에 갇혔다가 나왔는데 또 때리고 하는 장면을 보는데 부럽더라. 제가 하고 싶었던 장면이었다”라고 웃음을 터트렸다.

고현정은 오랜 교도소 생활에 초연해졌지만 눈빛 하나만큼은 살아있는 김모미의 강인한 내면을 특유의 연기력으로 풀어내 시청자들에게 호평 받았다. 망가짐을 불사한 비주얼도 화제였다. 숏컷의 더벅머리에 화장기 없는 얼굴로 출연하는 파격 변신을 감행했다.

“분장을 더 어둡고 초췌하게 했고, 기미 같은 것도 만들었어요. 헤어스타일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 감독님이 ‘머리를 자르자’고 하셨는데, 겁이 나서 단발 정도로 자르고 갔거든요. 그런데 제가 봐도 평소와 별 차이를 못 느끼겠더라고요. 자른 머리를 본 감독님도 곤란해 하는 것 같아서 짧게 잘랐는데 아주 만족해하더라고요.(웃음) 감독님이 작품에 그렇게 쓰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저를 위해서도 지금까지 안 봤던 모습을 찾아주려고 한 것 같아요.”

그럼에도 또 한 번 변치 않는 미모로 주목 받은 고현정. 그는 “배우로서 반성을 많이 한다. 작품으로 화제가 되고 칭찬도 듣고 싶고 인기도 얻고 싶은데 항상 개인사가 이걸 뛰어넘지는 못하니까 ‘뭐지 나는?’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요새 예뻐졌다는 칭찬을 많이 듣는데, 감사하면서도 그걸 누를 만한 배우로서의 활동이 없었다고 생각하니까 반성을 하게 된다. ‘마스크걸’로 보면 대활약을 했다는 느낌은 안 들지만, 이번에는 김모미 세 명 안에 잘 녹아드는 게 목표였기에 만족하고 있다”라고 밝혔다.(인터뷰②에서 계속)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