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00억도 모자라 그만두면 100억 더 받아?” 적자 기업 대표의 과욕 논란

2023. 8. 2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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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째 적자를 기록한 회사 대표가 매년 수십억원, 심지어 최대 연봉 100억원까지 챙겼다.

이 정관이 문제가 된 건 바로 대표이사 해임 시 퇴직금 외에도 100억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 때문.

회사가 적자임에도 불구, 이미 박 대표는 매년 수십억원의 보수를 챙겨왔다.

박 대표의 법인카드 사용도 매년 2000~3000만원대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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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진원생명과학 홈페이지 갈무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회사는 10년 넘게 적자인데, 연봉 100억원까지 챙긴 것도 모자라 물러나면 또 100억원을 받는다고?”

18년째 적자를 기록한 회사 대표가 매년 수십억원, 심지어 최대 연봉 100억원까지 챙겼다. 당연히 책임 추궁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정작 대표를 해임하게 되면 100억원을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정관까지 있다. 이에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로 긴급 이사회까지 열리게 됐다.

한때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며 큰 관심을 받았던 바이오기업 진원생명과학. 최대주주인 박영근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다.

업계에 따르면, 진원생명과학 이사회는 최근 대표이사 보수와 퇴직금에 대한 정관 제31조 변경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변경은 소액주주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 정관이 문제가 된 건 바로 대표이사 해임 시 퇴직금 외에도 100억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 때문.

주주들이 지적한 정관 31조에는 ▷이사 임기 중 적대적 인수, 합병으로 인해 그 의사에 반해 해임되는 경우 ▷이사 임기 중 비자발적으로 사임하는 경우 ▷사유를 불문하고 이사 임기 중 주주총회 결의에 의하여 해임되는 경우에 퇴직금 외 보상액으로 대표이사에게 100억원을 지급한다고 돼 있다.

김재천 진원생명과학 주주협의체 대표는 “회사 정관에서 손 볼 부분이 적지 않지만 무엇보다 주주들이 가장 먼저 지적한 부분이 퇴직금 외 100억원을 받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관 변경은 하반기 열릴 주주총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10월 정도에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라며 “여기서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정관 변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박 대표가 가진 진원생명과학 지분은 6.19%. 특수관계인까지 합쳐도 7.95%에 밖에 안된다. 나머지 92.05%는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왼쪽)와 자회사 VGXI 관계자[진원생명과학 제공]

회사가 적자임에도 불구, 이미 박 대표는 매년 수십억원의 보수를 챙겨왔다. 18년째 적자임에도 매년 박 대표의 보수는 증가했다.

지난 2018년 진원생명과학과 미국에 세운 자회사 VGXI로부터 38억원을 받더니 2019년 45억원, 2020년 81억원, 2021년에는 100억원을 챙겼다. 지난 5년간 358억원을 받았고 올 해도 상반기 20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대표가 매년 수십억원의 보수를 가져갈 수 있는 배경엔 잇따른 유상증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회사는 지난 5월 66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0년 이후 6번째 추진하는 자금조달이다.

회사는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964억원, 2021년 1137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전환사채 발행으로는 2020년 240억원과 2022년 11억원을 조달했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이 2457억원이다. 여기에 이번에 추진하는 유상증자금까지 더하면 3124억원까지 늘어난다.

김 대표는 “박 대표는 지난해 주주들과 만남에서 개발이 잘 진행되고 있고 믿어달라고 말했지만 주가는 지금 바닥을 쳤다”며 “이런 상황에 본인은 매년 수십억원의 보수를 챙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법인카드 사용도 매년 2000~3000만원대로 알려졌다.

진원생명과학 주가 추이[네이버증권]

진원생명과학 주가는 현재 처참한 수준이다.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 소식에 2021년 3만8000원까지 찍었지만 현재는 4000원까지 추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 적자 속에도 대표 보수는 업계에서도 놀라운 규모”라며 “주주들의 반발에 직면한 것도 예상 가능한 수순”이라고 전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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