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려도 팔린다" 천정부지로 뛰는 위스키값
최근 1년반 새 20% 안팎 올라
원료·부자재 값 상승 핑계로
'한국 고객만 호구' 불만 커져
주요 수입사들이 최근 위스키 가격을 가파르게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 로얄살루트·글렌피딕 등 일부 위스키는 최근 1년 반 사이 가격이 20% 안팎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오픈런이 벌어질 정도로 최근 위스키의 인기가 높은 가운데, 가격을 올려도 어차피 살 사람은 있다는 생각에 '배짱 가격 인상'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매일경제가 한 대형마트에 의뢰해 주요 위스키 5종의 작년 초 대비 현재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로얄살루트 21년이 18.2%로 가장 많이 올랐다. 로얄살루트 21년은 작년 초까지만 해도 마트에서 23만원이면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27만원 이상 줘야 살 수 있다. 같은 기간 글렌피딕 18년은 18만9000원에서 21만8000원으로, 발렌타인 17년은 14만원에서 16만원으로 올랐다. 시바스리갈 12년과 조니워커 블루 등도 10% 이상 가격이 올랐다.
특히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가 수입·판매하는 글렌피딕 18년은 다음달 1일부터 추가로 출고가를 7.2% 올릴 예정이다. 위스키는 출고가 기준으로 마트·편의점 등 유통 채널별로 10~20% 수준의 마진을 붙여 파는 구조여서 다음달부터 판매가도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글렌피딕 18년은 불과 2년도 안 되는 동안 가격이 20% 이상 오르는 셈이다.
역시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가 수입하는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위스키도 다음달부터 출고가가 4.5% 오른다. 이 위스키는 작년 4월에도 출고가를 5.1% 올렸다. 발베니 12년 더블우드 위스키는 현재 국내 평균 판매가격이 13만원대인데, 이번 출고가 인상이 반영될 경우 소비자 판매가격이 14만원대로 높아질 전망이다.
앞서 페르노리카코리아도 로얄살루트 21년과 발렌타인 17년 위스키의 출고가를 지난해 3월과 12월 두 번이나 올렸다. 출고가가 오르면 통상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순서로 수개월에 걸쳐 판매가에 반영된다. 일부 편의점에서는 이달부터 로얄살루트 21년에 인상된 가격이 반영되면서 위스키 애호가들 사이에선 "가뜩이나 비싼데 부담이 너무 커졌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위스키 수입·유통 회사들이 다음달 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출고가를 높인 데 대해 시장 안팎에서는 선물용 수요가 많은 대목을 맞아 폭리를 노린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10년 넘게 주류업계에 종사한 한 전문가는 "위스키 원료나 부자재 가격이 오른 것은 맞지만, 그것을 핑계로 수입사나 유통사에서 과도하게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주요 제품 출고가를 인상하는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측은 "가격 인상 계획이 있는 건 맞는다"면서도 인상하는 이유에 대해선 "추가로 답변드릴 부분은 없다"고 답했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량 증가와 가격 인상 효과로 수입 위스키 업체들의 실적은 고공 행진하고 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83억원으로 전년(94억원) 대비 2배 수준으로 올랐다. 페르노리카코리아도 작년 영업이익이 394억원으로 전년(269억원)에 비해 46% 상승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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