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0명중 9명 "심야·주말 연락으로 스트레스"
학교 일상 불법촬영 경험도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최근 한 학부모로부터 황당한 민원을 받았다. 교사가 화장실에 간 사이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을 놀렸는데 학부모는 "교사가 화장실에 간 것 때문에 사건이 발생했으니 아동을 방임한 것으로,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이다. 뒤이어 "교사가 반 운영을 잘못해 문제가 발생했다" "남편이 화가 나 교장실로 찾아갈 것"이라는 민원을 받아야 했다.
이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접수한 교사가 학생·학부모로부터 경험한 부당행위 사례들 중 일부다. 교사 대부분이 심야·주말에 연락을 받는 등 여러 부당행위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많은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교실 불법 촬영과 녹음행위를 당하며 아동학대 신고 협박, 학력·직업 등으로 무시한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24일 다년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연구해온 서유정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연구위원의 '초·중·고 및 특수교사의 업무 스트레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교사 가운데 90.3%가 학부모에게 심야·주말에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학부모의 교사에 대한 부적절 행위로 '교사의 교육 방식에 대한 간접적 비난'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84.5%, '교사의 교육 방식에 참견한다'는 응답도 82.5%로, 대부분의 교사가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의 일반적인 민원 외에 무리한 요구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많았다. '학부모 학력·직업·인맥 등으로 교사를 무시한다'는 응답이 34%이며, '아동학대 등 신고 협박'과 '시험문제 난이도 조절 요구'가 26.2%로 높게 나타났다.
이외에도 '학교 일상에 대한 불법 촬영과 불법 녹음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13.6%나 됐다.
서 연구위원은 "응답자의 건강 상태 조사에서 교사 3명 중 1명이 정신과 진료를 받는다고 답할 만큼 직장 내 괴롭힘 사례와 비교해 봐도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왔다"며 "교사들이 전반적으로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스트레스가 굉장히 심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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