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 반영 못하는 교육교부금, 방만재정 원인
교육부 "국회·교육청과 논의"
감사원은 교육부 장관에게 기획재정부 장관과 협의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개정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고, 학령인구 감소를 반영한 지출 효율화 방안을 추진할 것을 통보했다.
감사원은 무조건 내국세 연동 방식으로 교육교부금을 정할 게 아니라, 학령인구 감소와 재원 배분의 균형, 국가 재정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행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교육부에 통보했다.
지방교육교부금(교부금)이 현금·복지성 사업에 방만하게 쓰인 사례도 다수 지적했다. 경기도교육청은 2021년 모든 관내 학생에게 '교육 회복지원금' 명목으로 1664억원을 지급했고, 서울시교육청은 '입학지원금' 명목으로 2021~2022년 초·중등학교 신입생에게 960억원을 나눠줬다.
강원도교육청은 2021년부터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출산 축하금을 첫째의 경우 3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둘째는 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셋째는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증액했다. 강원도교육청은 또 학교 교감 등에게 제공할 목적으로 스마트단말기 600대를 구입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학령인구 감소 추세와 무관하게 경제 성장에 따라 세수가 늘면 교부금도 불어나는 구조가 방만한 재정 운영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초·중등 학령인구는 2021년 544만명에서 2030년 407만명, 2065년 257만명 등으로 급감하는데, 현행 교부금 제도하에서는 경제 성장에 따라 세수가 늘면 배분되는 교부금 규모도 커진다.
감사원은 이날 내국세 연동 방식(20.79%)으로 교부금 재원을 확보하도록 돼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개정하는 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각 시도 교육청이 필요한 재정을 산정할 때 교직원·학교·학급 수를 기준으로 계산해 '학생 수'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향후 학령인구가 감소하더라도 교사·학교·학급 수만 유지하면 전년도와 비슷한 교부금이 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교육부 장관에게 "학령인구 감소 등 교육 여건 변화를 반영해 지방교육재정 수요를 측정할 수 있도록 재정수요 산정 방식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교육재정 효율화 관련 보고서와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등을 반영해 교부금 산정을 다시 실시했다. 기존 정부 편성 방식에 따르면 2070년 교부금은 222조6000억원으로 2020년(49조9000억원)의 4.46배로 증가하지만, 감사원 방식을 적용하면 2.55배인 127조5000억원으로 비교적 완만하게 증가했다.
기존 정부 방식을 기준으로 하면 학령인구 1인당 교부금은 2020년 891만원에서 2070년 9781만원이 되지만, 감사원 방식을 따르면 1인당 5601만원이 된다. 감사원은 "교부금 편성을 개편하면 누적액으로 2030년에는 187조4000억원, 2050년에는 1071조5000억원의 교부금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유·초·중등 교육에 쏠려 있는 재정의 균형적인 배분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은 교육부도 공유하고 있고 지난해 고등교육특별회계법 제정을 통해 1차적으로 개편한 상황"이라며 "내국세 연동 방식을 바꾸는 것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 사안이기 때문에 국회 및 시도 교육청과 충분한 논의를 이어나가며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야 할 듯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법'이 제정되면서 그간 유·초·중등 교육을 위해 사용되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일부를 대학 교육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문가영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아이들 많은데, 뷔페 테이블에 초콜릿 비키니女”…伊 리조트에 분노 - 매일경제
- “청소만 잘해도 월 900만원 법니다”...김과장 퇴근길에 찍고 간 곳은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와~한국 완전히 망했네요”…세계적 석학 머리 부여잡은 이유 - 매일경제
- “자궁에 귀신 붙었다”…좁은방서 여성 앉혀놓고 40대男이 한 짓 - 매일경제
- 굶어죽을 판에 5년 기다리라고?...30% 깎여도 미리 받겠다는 60대 - 매일경제
- ‘삼성 갤럭시 X 톰 브라운’ 또 만난다...Z폴드·플립5 한정판 예고 - 매일경제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개시 - 매일경제
- “이혼한 엄마 아프다” 6년간 입대 미룬 20대男...법원 판단은 - 매일경제
- “이런 틀려먹은 것들”…‘물바다 논’ 들어가며 화낸 김정은, 무슨일이 - 매일경제
- 찬란한 재능-> 징역 6년 구형-> 서준원, 미성년자 성착취물 제작...최악의 수치 됐다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