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 반기 들었던 인사 대부분 의문의 죽음 맞아

권한울 기자(hanfence@mk.co.kr) 2023. 8. 2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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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탄 홍차가 대표적
'푸틴의 요리사'로 통하던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왼쪽)이 생전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대접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올해 6월 말 무장 반란을 일으켰던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이 탄 전용기가 23일(현지시간) 추락해 전원 사망한 사고를 두고 단순 비행 사고가 아닐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비행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프리고진을 태우고 추락한 전용기 엠브라에르는 마지막 30초간 급격히 떨어지기 전까지 아무런 문제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플라이트레이더24의 이언 페트체닉은 로이터통신에 "비행기가 갑자기 수직 하강했다"며 "약 30초 만에 항공기가 순항 고도 2만8000피트에서 8000피트 이상 갑자기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은 대부분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푸틴이 살해한 것으로 의심되는 저명한 비판자와 정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직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중령이자 연방보안국(FSB) 수장이던 푸틴은 비판자를 암살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며 의문의 죽음을 맞은 이들을 소개했다.

홍차를 마신 뒤 3주 만에 사망한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 전 FSB 요원이 대표적이다. 푸틴에게 매우 비판적이었던 그는 영국 망명 이후 2006년 런던 한 호텔에서 전 동료가 전해준 홍차를 마신 뒤 시름시름 앓다가 숨을 거뒀다.

홍차엔 치명적 방사성물질인 폴로늄210이 녹아 있었다. 러시아군의 체첸 주민 학살을 고발한 언론인 애나 폴리트코프스카야는 같은 해 자택 인근에서 괴한에게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2013년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 보리스 베레좁스키의 사망 역시 의문사로 남아 있다. 푸틴과 결별한 후 영국으로 망명한 그는 자택 욕실에서 목이 결박된 채 숨졌다.

2015년에는 보리스 넴초프 전 러시아 부총리가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괴한 총에 맞아 숨졌고, 작년 9월에는 러시아 최대 민영 석유업체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 회장이 모스크바 병원 창문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마가노프 회장은 작년 2월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고 CNBC는 전했다.

작년 12월에는 러시아 최대 육류 가공업체 '블라디미르 스탠더드'의 파벨 안토프 창업자 겸 부사장이 인도 동부 라야가다의 한 호텔 창문에서 떨어져 숨졌다. 그는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지만, 곧 메시지를 삭제하고 다른 사람이 썼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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