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된 산업단지 규제 혁파, 젊은 산단으로 탈바꿈 기대한다 [사설]
정부가 산업단지 입주 업종 제한 등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킬러 규제' 혁파 방안을 내놨다. 24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산업단지, 환경, 고용 등 3개 분야 킬러 규제를 없애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노후 산업단지에 신산업 분야 기업이 입주할 수 있고, 중소기업의 외국인 고용 한도는 2배로 늘게 된다.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지운 화학물질 규제는 국제 기준에 맞춰 완화된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산단 규제는 혁파 대상 1호 '킬러 규제'로 꼽혀왔다. 전국 산업단지들이 처음 조성된 뒤 길게는 50년이 돼가고 있지만, 산단 규제는 화석처럼 굳어져 기업 투자 걸림돌이 돼왔다. 갈수록 IT 업종 위주로 산업이 재편되고 있는데 굴뚝경제 시대 만든 업종 제한을 여태껏 유지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용도 제한으로 인해 편의점, 카페, 공원조차 갖춰지지 않은 산업단지에 젊은이들이 취업을 기피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수도권 제조업체도 젊은이들이 기피하는데 지방 산업단지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전국 1274개 산업단지에서 12만여 개 기업들이 국내 제조업 일자리의 50% 넘게 담당하지만, 직원 고령화 위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국가산단 근로자 가운데 2030은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친다. 중국 광저우, 선전, 청두 등지의 산업단지만 하더라도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이 큰 규모에 전력, 교통 등 기반시설도 최신식이고 젋은 노동인력은 거의 무제한으로 공급받는다.
정부는 이번 규제 혁파로 향후 10년간 24조원 이상의 투자와 1만2000여 명의 고용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30년 만에 처음으로 규제를 푼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노후화된 지방 산업단지에 기업들의 투자와 젊은 층의 취업이 획기적으로 늘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산단 입주기업들의 노력도 중요하다. 정부 지원과 저임금에만 기댈 게 아니라 젊은 세대가 정착하고 싶어하는 터전이 될 수 있도록 작업 환경과 복지 수준을 선진화해야 한다. 지방정부도 산단 내에 여가·문화·복지시설을 적극 확충해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그래야 저출산과 지역 소멸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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