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내가 곧 法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비정상이다. 범죄 혐의자가 되레 큰소리를 친다. 정당한 법 절차를 국가폭력으로 매도한다. 조폭보다 더한 국폭(국가폭력) 정권이라는 막말도 서슴지 않는다. 이젠 아예 검찰에 영장을 칠 시점을 지시하고, 소환 조사일도 자기 맘대로 정해 통보하기까지 한다. 시정잡배도 아닌 거대 야당 대표가 이러고 있다. 한 편의 거대한 부조리극을 보는 듯하다. 당 대표라는 게 이렇게 대단한가 보다. 대표 완장에 집착하는 이유를 알겠다.
체포영장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행태는 좀체 이해하기 힘들다. 두 달 전 이 대표가, 그리고 한 달 전엔 민주당 의원들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다. 검찰이 국회 회기 중에 영장을 청구하든, 비회기 중에 하든 도대체 그게 무슨 상관인가. 그냥 대국민 약속을 실행에 옮기면 더 이상 소란스러울 일이 없다. 회기 중이면 당론으로 정해 가결시키면 끝날 일이다. 이 대표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이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이 당연한 일을 안 하니 체포동의안 투표 보이콧 얘기까지 나오는 것 아니겠나. 위장탈당 꼼수로 의회민주주의를 훼손한 민형배 의원이 주장한 거니 그러려니 한다. 하지만 이 대표가 따끔한 한마디라도 했어야 했다. 특권 포기 선언을 한 자신의 진정성(?)을 무시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침묵했다. 이러니 '특권 포기한다고 했더니 정말로 포기하는 줄 알더라'는 조롱이 나오는 것이다. 검찰이 불법 대북송금 피의자로 이 대표에게 이달 30일 소환에 응하라고 했는데 일방적으로 24일 출석하겠다고 한 것도 황당하다. 제1야당 대표니 소환 일정을 자기 편할 대로 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법 위에 군림하는 방약무인한 행태다. 청담동 일제 샴푸를 애용했다는 이 대표가 오염수 방류를 놓고 또 국민 비상사태 운운하며 공포 선동 반일몰이에 들어갔다. 하지만 진짜 국민 비상사태는 법치 우롱 세력의 준동이다. '내가 곧 법'이라는 오만함과 특권·선민의식이 넘쳐나는 괴물들이 지배하는 나라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섬뜩하고 끔찍하다.
[박봉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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